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탈북 여성 그레이스 조(왼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공산주의 피해자들을 위한 국경일’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관련자들을 초청해 얘기를 나눴다. EPA 연합뉴스
한반도 안보 유지에 기여하는 역외 전략자산 비용까지 요구 기존 1조389억원의 5배 압박 타국에 ‘본보기’ 연내타결 강공 SOFA 개정도 요구할지 촉각
8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 국무부 ‘한국 3인방’의 방한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금액, 범위, 협상 시한 등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한·미 양국은 이달 말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를 서울에서 갖는다.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 외 ‘한반도 역외 비용’까지 포함한 5조원 대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인 만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까지 요구할지 주목된다.
◇연내 타결 가능할까 = 이날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는 만큼 한국에 ‘연내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2박 3일 동안 ‘깜짝 방한’을 한 것도 이 연장선이라는 것. 드하트 대표는 지난 5일 비공식 방한해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는 물론, 국회와 언론계, 주한미군 관계자들을 만난 뒤 이날 귀국했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3대 쟁점 중 비용과 범위에 대한 이견이 워낙 커 연내 타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미 측에 ‘합리적이고 공평한 수준’의 분담금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은 올해 한국 분담금인 1조389억 원의 5배가량인 47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 47억 달러에는 역외 지역에서 한반도 안보를 유지하는 데 기여 중인 미군 자산, 전력 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전개되는 전략자산 비용뿐 아니라 순환배치, 정찰기, 정찰 위성 비용 등을 미국이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산출 근거 등에 대한 설명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OFA 개정 필요할까 = 이 같은 증액안은 방위비 분담금을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한정시킨 SMA 범위를 넘어서는 만큼 미 측이 SOFA 개정까지 요구할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SMA는 기본적으로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협정인 SOFA 5조의 예외 성격이므로, 한반도 역외 비용까지 포함하려면 SOFA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주한미군이 아닌 해외 전략자산 운용비도 일부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주둔과 관련한 것이 아니므로 현행 SMA로는 미국이 원하는 수준을 충족할 수 없다”며 “SOFA를 개정하거나 다른 특별협정을 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이 SMA 부속 격인 ‘역외군수지원 이행약정’을 확대해석할 경우, SOFA 개정 없이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미국은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해야 하는데, 다른 국가들에 동일하게 적용할 선례를 만들려면 굳이 새로운 틀을 만들기보단 기존 것을 확대해석할 가능성이 있다”며 “역외 지원 이행약정이 이미 들어가 있으니, 이를 활용하기 위해 포괄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