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변호사 “헌법상 한국 국민
추방한 건 고문방지협약 위반”
정부 “살인자, 보호대상 아냐”


정부가 선상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동해상에서 어선을 타고 내려와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유엔 고문방지협약 위반’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들이 귀순하는 과정에서 경고사격까지 했지만 이후 추방될 때까지 관련 사실을 숨겨 북한에 대한 ‘눈치보기’란 비판도 제기된다.

북한 인권 활동가인 미국의 조슈아 스탠턴(Joshua Stanton) 변호사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도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데 고문 등 상상할 수 없이 잔혹한 처우를 받게 될 것이 분명한 이들을 북한으로 보내는 것은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 위반”이라며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냄으로써 한국 정부는 적법한 절차 없고 고문이 일상화된 북한의 사법제도를 적법하다고 용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추방된 이들은 지난 8월 중순 김책항을 출항해 오징어잡이를 하던 중 선장의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고 선장을 살해한 후 범행 은폐를 위해 나머지 동료 선원 15명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일 동해상을 통해 귀순했다. 정부는 다각적인 정보 채널을 동원해 이들의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귀순 5일 만에 이들의 범죄 혐의를 확인하고 추방한 것이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부국장은 “한국 정부가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것 자체가 의심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는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들의 송환이 급박하게 이뤄진 것을 두고 최근 금강산 관광지역 남측시설 철거 문제로 수세에 몰린 정부가 북한에 저자세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