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시 비중 조정 없다더니
文대통령 발언에 입장 뒤집고
“학종 전형 쏠림 강한 대학만
적정하게 비율 조정하겠단것”
자사고 등 일괄폐지 놓고도
교육계 “시행령 독재” 반발
정부가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 상향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완전한 정책 전환은 아니다”라고 해명해 논란을 빚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비중 확대’ 발언 이후 교육부는 “수시·정시 비중 조정은 없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어 혼란을 초래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벗어난 궤변성 해명을 통한 자기방어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모든 대학의 정시 비중을 확대한다면 지난해 사회적 합의를 이룬 대입제도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지만, (정부 방향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쏠림이 강한 대학만 적정하게 비율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책의 완전한 전환으로 해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부 대학만 ‘핀셋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 전환이 아니라는 뜻이다. 유 장관은 “대통령께 보고드릴 때도 ‘모든 대학에 확대하자’는 지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교육계는 정부 정책 변화로 2022학년도부터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이 40%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발표된 지 1년 만에 정시 비중을 당초 ‘최소 30%’에서 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종 비율이 79.6%(2020학년도 기준)에 달하는 서울대의 경우 이미 지난 6월 ‘정시 비중 30.3%’를 핵심으로 한 2022학년도 대입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하지만 교육부 방침에 따라 당장 수정이 불가피하다. 서울의 한 4년제 대학 입학처장은 “상위권 대학이 정시를 확대하면 정시 수요가 늘어 신입생의 80%를 수시로 뽑는 중하위권 대학은 망할 판인데,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거냐”며 “이게 정책 전환이 아니면 뭐냐”고 비판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일부 대학이라곤 하지만 대통령 발언으로 학생, 학부모들은 이미 정시 확대 시그널로 읽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위헌 소지 논란이 일고 있는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일반고 전환’에 대해 “법률 검토를 했고, 법적으로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도 “(해당 학교는) 태생부터 시행령을 근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행령을 없애려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교육계와 야권은 “‘교육 법정주의’를 훼손하고 ‘시행령 독재’를 저지르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1∼3학년 학생 모두가 일반고 학생이 되는 해(2027년)를 기준으로 보면 매년 26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발표 당시에는 5년간 7700억 원이라고 했다가 1조5억 원, 1조500억 원 등으로 말을 바꿔 혼선을 빚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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