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탄핵여론 확산되게
쉬운 용어만 사용하라” 지시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 조사가 13일 공개 청문회로 전환되는 데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 행위를 부각시키는 공세에 집중해 탄핵 국면을 주도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당시 모호한 결론을 내린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존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12일 폴리티코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공개 청문회를 통해 탄핵 여론이 확산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언어’를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어려운 라틴어인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 대신 ‘강요’ ‘뇌물수수’ 등 범죄 관련성이 명확하게 드러나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식이다. 펠로시 의장 측은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방식으로 단순화 전략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 측은 공개 청문회 진행 상황에 따라 핵심포인트를 짚어낼 수 있는 신속대응팀도 구성한 상태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런 당 전략에 맞춰 공개 청문회에 만전을 기했다. 짐 하임스(뉴욕) 하원의원은 NBC 인터뷰에서 “퀴드 프로 쿼는 잊으라”며 “대통령은 범죄적으로 행동하고 취약한 외국의 누군가에게 갈취하는 방식으로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존 야머스(켄터키) 하원의원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것이 뇌물수수와 강요였다는 점을 아주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또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전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공개 청문회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 보호나 트럼프 대통령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에 대한 지나친 공세를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공개 청문회를 진행하더라도 증인들의 증언에 의존하기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 녹취록에 드러난 외압 내용 부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뮬러 특검 당시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언이 나오면서 탄핵 논의에 힘이 빠졌던 상황의 재발을 막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조사를 주도하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백악관의 비협조는 “조사 방해의 증거”라며 사법방해 혐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대통령 권한남용도 고려 대상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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