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北 인권문제 외면’ 논란
북한 선원 2명 강제추방 결정 이후 대북인권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청와대가 오는 22일 방한하는 북한 납치 피해자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부모(사진)의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거절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문화일보가 이날 단독 입수한 청와대 국가안보실 답신 서한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은 전날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이 요청한 웜비어의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의 문 대통령 면담 요청에 대해 “국정운영 일정상 면담이 어렵다”고 밝혔다. 안보실은 “보내주신 서신은 잘 받아봤으며, 대통령과 면담을 희망하고 계신 마음은 저희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면담 요청을 거절한 뒤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미국 대학생 웜비어는 2017년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돼 있다 송환된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1일 문 대통령과 정현곤 청와대 시민참여비서관 앞으로 “오는 22일 방한하는 웜비어 부모가 문 대통령과 꼭 만나기를 원한다”면서 면담을 요청했다.(문화일보 10월 30일자 1·5면 참조)
이 이사장은 “청와대가 북한 정권에 의해 아들이 사망해 고통받는 부모에게 한마디 위로도 없이 면담을 거절하며 ‘가정의 행복’이라는 상투적 문구를 보내 더 큰 상처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납북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14일 웜비어 부모를 백악관으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공론화한 바 있다.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는 “남북통일을 추진할 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은 인도적 문제의 해결”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인권은 언급하지 않고 남북 경제협력만 강조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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