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자리한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왼쪽 아래 사진은 또 다른 C랩 과제원들이 3D프린터를 활용해 테스트 제품을 만드는 장면.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자리한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왼쪽 아래 사진은 또 다른 C랩 과제원들이 3D프린터를 활용해 테스트 제품을 만드는 장면. 삼성전자 제공

Creative Lab

사내벤처 ‘C랩’ 도입 7년 만에
135명이 창업해 36개社 설립

매년 아이디어 1000개 탄생
CES·MWC서 혁신상 잇따라

실패책임 묻지않고 독립 연구
국내 창업생태계 활성화 도움


허밍으로 작곡하는 앱을 개발한 쿨잼컴퍼니는 세계 3대 음악 박람회인 ‘미뎀랩(MIDEMLAB) 2017’에서 우승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에는 미국 버클리 대학교가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스카이덱(SKYDECK)’에 선정돼 실리콘밸리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동영상에 어울리는 음악을 인공지능(AI)으로 작곡해주는 앱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착식 소형 메모 프린터를 개발하는 망고슬래브는 지난 2017년 소비자가전쇼(CES) 최고혁신상을 받았고 같은 해 80억 원의 알토란같은 매출을 올렸다. 360도 카메라를 만드는 링크플로우는 ‘핏 360(FITT 360)’으로 2018년, 2019년 2년 연속 CES 혁신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에는 보안시장을 목표로 ‘핏 360 시큐리티(FITT 360 SECURITY)’를 개발해 관련 분야에서 대규모 펀드 유치와 수주에 성공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피부를 분석하고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룰루랩은 CES 2019에서 바이오테크 부문 혁신상을 받은 데 이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즈에서도 2개 부문을 휩쓸었다.

신생 기업인데도 발군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해외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들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의 C랩(크리에이티브 랩·Creative Lab) 출신으로, 독립분사(스핀오프)를 통해 분사한 스타트업들이란 데 있다.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문화 확산과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2012년 말 도입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이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조직문화 확산에 크게 이바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청년창업과 국내 스타트업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7년 만에 거둔 혁혁한 성과에 속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5일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과감히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널리 확산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 공간에서 자율 근무하며 연구 매진 = 삼성전자는 C랩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는 한편,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 문화를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위해 C랩 과제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자율성도 최대한 보장해 팀 구성, 예산 활용, 일정 관리 등 과제 운영에 대해서는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직급, 호칭, 근태 관리에도 구애받지 않는 수평적인 분위기의 근무 형태를 지향한다.

특히 C랩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더욱더 높은 목표에 대해 과감히 도전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분사 후에도 5년 이내에 희망하면 재입사도 가능하다. 이에 힘입어 임직원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는 놀라운 수준이다. AI, 자율주행,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매년 1000개 이상의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지난 5월 기준으로 247개의 과제가 진행됐고 1002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지금도 42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89개 과제는 삼성전자 사내에서 활용됐고 36개 과제는 스타트업으로 독립 분사해 창업의 기치를 올렸다. 사내에서 나온 우수 아이디어가 사장(死藏)되지 않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혁신의 씨앗이 될 수 있게끔 돕고 있다.

◇청년 창업·스타트업 문화 확산 촉매 = C랩의 스타트업으로의 독립은 전 임직원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지닌 인재를 발굴해 삼성전자의 우수 기술과 인적자원을 외부로 이관하며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이런 뜻에 따라 2018년 10월에 앞서 8월 8일에 제시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중 하나로 경쟁력 있는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해 발표했다. 아울러 C랩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2016년 5월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 내 중앙 공원인 센트럴파크 지하에 C랩 전용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고 2017년 11월에는 외부와의 혁신적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대 캠퍼스에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도 입주했다.

◇아이디어·기술력·창의성 ‘진화’ = C랩에서 독립 분사한 스타트업의 성과와 기술력은 괄목할 만하다. 135명이 창업해 36개의 기업을 설립했고 이들 기업이 외부에서 고용한 인원만 190여 명에 달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성장 가능성이 큰 내부 과제와 C랩 출신 독립분사 기업을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과 같은 주요 전시회에 출품해 삼성의 창의·혁신 활동인 C랩과 그 성과를 외부에 알리고 있다. CES에 대해서는 2016년부터 스타트업관인 유레카파크에 다양한 과제를 출품해 세계 유수의 스타트업들에 C랩 과제의 창의성, 혁신성, 기술성을 선보이면서 다양한 영역에서의 비즈니스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종 결과물이 아닌 중간 산출물을 공개해 시장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개발에 반영하는 린앤드애자일(Lean & Agile) 방식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융통성 있게 아이디어를 진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2개, 2017년 3개, 2018년 3개, 2019년 8개의 C랩 과제가 CES를 통해 소개됐다. CES에 참가한 C랩 과제들은 여러 CES 혁신상을 거머쥐며 기술력과 창의성을 인정받았다. 2017년 망고슬래브(최고혁신상), 솔티드벤처(혁신상), 2018년 링크플로우(혁신상), 2019년 링크플로우, 룰루랩, 모픽(각각 혁신상)이 대표적이다.


C랩 외부 확대 지원

우면동 R&D 캠퍼스서 5년간 스타트업 100곳 육성 계획


삼성전자가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외부 스타트업 지원 쪽으로 확대해 전방위적인 힘을 싣는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300개 외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의 스타트업 보육 공간을 확장해 5년간 1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10월 17일 C랩에서 1년간 지원할 외부 스타트업 18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5년간 500개 스타트업 과제 지원의 세부 방안을 공개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창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5년간 외부 스타트업 300개, 삼성전자 임직원 대상 스타트업 과제 200개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의 일환으로 서울 R&D캠퍼스에 입주하는 스타트업들은 마련된 보육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해 캠퍼스 내 회의실과 임직원 식당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아울러 개발 지원금 최대 1억 원 지원, 디자인·기술·특허·세무 등 실질적인 창업을 위한 사내외 전문가 멘토링, CES·MWC와 같은 해외 정보기술(IT)전시회 참가 기회 등으로 뒷받침을 받는다. 한마디로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200개의 외부 스타트업은 기존의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육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 올해까지 지원할 예정이었던 육성 사업을 2022년까지 3년 더 연장해 지방 자치 단체와 함께 지속해서 운영하기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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