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 북상면 빙기실마을을 찾은 영양군 지역대표들이 이 마을의 명물인 깡통열차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양군 지역대표들은 “트랙터로 열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기발하다. 깡통열차가 마을의 보배”라고 감탄했다. 신창섭 기자
경남 거창군 북상면 빙기실마을을 찾은 영양군 지역대표들이 이 마을의 명물인 깡통열차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양군 지역대표들은 “트랙터로 열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기발하다. 깡통열차가 마을의 보배”라고 감탄했다. 신창섭 기자

경남 거창군

트랙터‘깡통열차’로 마을탐방
사과피자 만들기 맛있는 체험
행복마을 선정‘대통령상’받아

다양한 관광자원 명물로 만들어
전국 곳곳서 성공사례 벤치마킹


“저희도 공기 좋고 경관 좋은 곳에서 왔지만 여기는 색다른 느낌이네요. 물이 흐르는 계곡이 많아 그런지 공기가 더 맑고 청정하네요. 경관도 국가지정 명승지답게 정말 수려하고요.”

경북 영양군에 사는 정성래(67) 씨가 경남 거창군 위천면 명승 제53호 수승대(搜勝臺) 산책길을 걸으며 한 말이다. 8년 전 영양으로 귀농한 정 씨는 대한민국 팔도강산 그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거창군만의 지리적 특성과 잘 꾸려진 마을특화사업에 연신 감탄했다.

거창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고산지대다. 다른 지역에서 흘러들어오지 않고 오롯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깨끗한 물이 다양한 계곡을 통해 흐르고 있다. 지금까지 구제역과 같은 전염병이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관광객도 증가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수에 따르면, 거창군 관광객 수는 2016년 41만 명에서 2018년 61만 명으로 늘었다.

빙기실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수확한 사과로 피자 토핑을 하고 있다.
빙기실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수확한 사과로 피자 토핑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수승대 주차장. 영양 지역대표 20명을 태운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50∼70대로 구성된 영양 지역대표들은 요즘 농촌 중 가장 잘나가는 거창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먼 걸음을 했다. 수승대는 화강암 암반과 아름다운 숲이 함께 어우러져 예로부터 전국의 시인 묵객들이 ‘무릉도원’으로 여겼던 곳이다.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물과 숲이 어우러져 빼어난 자연경관을 뽐낸다. 이 덕분에 2008년에는 명승 제53호로 지정됐다.

수승대 안에는 구연서원과 원각사가 자리 잡고 있다. 원각사 앞에는 ‘나를 낮추면 세상이 나를 높여주고, 나를 높이면 세상이 나를 낮춘다. 깨달음의 정상에 올랐을 때 비로소 알게 된다. 그 정상이 낮아지면서 원래부터가 내 이웃과 똑같은 눈높이였다는 것을…’이란 혜민 스님의 말씀을 적은 푯말이 눈에 띄었다.

영양군 손님들은 구연서원 정문에 있는 태극 문양이 새겨진 3개의 문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문지방이 없는 ‘중간문’에 집중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중간문의 정체와 관련한 문제를 냈고, 한 관광객이 “훈장님이 다니시던 길 같다”고 하자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해설사는 “중간문은 서원에서 진행하는 제삿날에만 열리는데, 그 이유는 이 길이 바로 귀신이 다니는 신도(神道)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간문에 문지방이 없는 것도 선조들의 영혼이 자유롭게 들락날락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양에서 온 채석종(63) 씨는 “귀신이 다니는 길이라는 설명이 놀라우면서도 매우 흥미롭다”며 “거창은 풍수지리적으로 물과 산이 많아 교육하기 매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양에 살면서 아들은 기숙사가 있는 거창의 고등학교로 유학을 보냈다.

수승대 ‘힐링 코스’를 마친 이들은 해발 500m에 자리한 거창군 북상면 빙기실마을로 이동했다. ‘대한민국 1등 아무나 하나 그까이꺼!’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손님들을 맞았다. 빙기실마을은 거창군의 명소이자 자랑이다. 올해는 가장 행복하고 활력이 넘치는 마을로 선정돼 ‘행복마을콘테스트 대통령상’을 받았다.

빙기실마을에서는 1박 2일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마을의 명물인 ‘깡통열차’는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랙터가 바퀴 달린 통을 끄는 기구다. 깡통열차는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에게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했다. 뛰어난 언변을 갖춘 박주영(41) 빙기실마을 사무장이 마을투어 해설을 맡아 재미를 더했다. 마을투어 프로그램 중에는 사과 따기 체험도 있다. 직접 거창의 특산물인 사과를 따 사과 피자를 만들었다. 박 사무장은 “거창은 풍부한 일조량과 일교차가 커 다른 지역보다 사과 안에 당도가 매우 높다”며 “황토와 사질토의 물 빠짐도 좋아 육질이 단단하고 과즙이 많다”고 설명했다.

거창군은 산림자원을 활용한 힐링 체험시설 조성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새롭게 들어선 해발 600m의 ‘Y’ 형태 출렁다리(가조면 우두산)는 또 하나의 지역 명물이 될 전망이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관광자원을 다양화해 거창군을 대한민국 대표 힐링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거창 =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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