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수험생들 분위기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바로 다음 날, 수험생들은 홀가분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가채점 결과를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EBS 연계율이 컸다”는 평가와 함께, “‘킬러 문항’이 없는 대신 일반 문항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체험담이 나오기도 했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고교 3학년 교실. “정말 수고 많았다”며 학생들을 격려한 담임교사 박모(36) 씨가 “이제 가채점표를 내보자”고 하자 들떠 있던 교실이 어느새 숙연해졌다. 박 씨는 “아직 학교에 안 온 학생들이 좀 있는데 대부분 어제 시험 결과에 크게 실망한 경우 같다”고 전했다. 가채점표를 들고 교단 앞에 나온 학생 몇몇은 한숨을 푹푹 쉬기도 했지만 이내 교실은 홀가분한 분위기를 되찾았다.

이날 학교 도서실에는 문과 수험생 변모(18) 군과 윤모(17) 군, 이과 강모(18) 군이 모여 앉았다. “국어에서 ‘BIS 비율’(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묻는 경제 지문이 어려웠다”는 이 학생들은 “지문을 읽고 이해해야 하는 개념들이 쏟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영어의 경우 변 군과 윤 군은 “선택지에 나온 긴 문장들 중 지문 빈칸에 넣을 문장을 찾는 유형이 어려웠다”면서도 “EBS 연계율이 크게 느껴져 평이한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학은 이른바 ‘킬러 문항’(21·30번) 난이도를 낮춘 대신 일반 문항들이 어려웠다는 평이었다. 강 군은 “특히 이번 30번 문제는 시험 준비 중 접했던 문항과 비교하면 가장 쉽게 느껴졌다”며 “오히려 평소 쉬웠던 27·28번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썼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5시 결과가 나오는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전형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이 불안하면 시험을 칠 때 지장을 받는 편이라 안정권에 드는 학교에도 수시 지원했다”는 변 군과 달리, 윤 군과 강 군은 “배수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수시는 도박 수준으로 지원해놓고 정시 준비에 집중했다”며 “수시 발표 결과를 보고 면접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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