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이 일선 지검장과 지청장을 상대로 3개월마다 받는 감독보고를 검찰 인사복무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은 법무부의 일선 검찰 직접 통제 수단으로 해석된다. 법무부 예규인 ‘감독보고요령’은 그동안 일선 검찰이 법무부 장관에 통상적으로 보고하는 ‘동향보고’ 수준의 형식적인 문서보고에 불과했는데, 이를 활용해 ‘수사 사전보고’까지 받겠다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법무부가 12일 일선청에 내려보낸 감독보고 강화방침에는 명시적으로 ‘수사사전보고’를 하라는 내용은 없지만, 인사 평가가 들어가면 수사보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일선 검사들의 반응이다. 여기에 기존 ‘감독보고요령’의 보고 대상에는 ‘법무부 장관이 정한 중점 보고사항’ 등이 적시돼 있는데, 이것이 수사보고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부의 감독보고 요령에 따르면 각 지검장과 지청장은 3개월에 한 번씩 법무부 장관에게 서면으로 감독보고를 해야 한다. 현재 전국에 지검은 18곳, 지청은 41곳이 있다. 보고 사항으로는 관내 특이동향과 검찰의 주요활동사항 또는 개선사항, 청 운영상의 애로 및 건의사항, 직원 신상에 관한 사항, 국가정책 수행에 관련된 사항 등이다. 원칙적으로 5∼8페이지 분량으로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항을 제외한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다.
법무부 검찰국이 12일 일선 청에 내려보낸 감독보고 강화지침에는 사건과 관련해 보고하라는 명시적 방침은 없었다. 형사·공판부 강화 등 법무부에 이행 상황을 감독보고에 포함해 보고하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형사·공판부 인력재배치 상황, 인권보호수사규칙 제정 규정의 실효성 확보 방안, 형사사건공개금지 규정 이행 등을 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검찰사무규칙이 개정되면 감독보고 강화지침은 그대로 반영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수사 사건에 대한 지휘·통제를 직접 하겠다는 것이냐”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법무부 장관이 보고량을 굉장히 많이 늘리겠다는 방법의 한 트랙으로 검찰보고사무규칙을 바꾸고 또 다른 트랙으로 감독보고 강화를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법무부 장관에 대한 보고 범위 확대 같은 방안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뿐”이라며 “수사 진행 사항을 보고하라고 하면 수사에 관여할 여지가 확대되는 것 외에 어떤 효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일선에 감독보고 강화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 “공문을 내려보낸 것은 맞는다”면서도 특별한 의도나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법무부는 41개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기로 한 데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14일 밤늦게 해명자료를 내고 “현재 41개인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줄이는 내용”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직제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상 부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무부의 검찰 개혁안을 겨냥해 “문재인 정권이 인사권·감찰권·인사장악으로도 모자라 수사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