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고등법원은 복면금지법이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 목적 달성을 위한 합리적 필요성을 초과했다”면서 “(홍콩 헌법격인) 기본법의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4일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을 발동, 다음날 오전 0시부터 불법 집회 또는 합법 집회를 막론하고 신분 식별을 제한할 수 있는 복면(mask·蒙面) 착용을 금지했다.
공공장소에서 복면을 벗으라는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최고 6개월 이하 징역형 또는 최대 1만홍콩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긴급법은 영국 식민통치 시절인 1922년 제정된 법으로,1967년 노동자 파업사태 때 발동된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발동됐다.
람 장관은 ‘공중의 위험(public danger)’을 이유로 무려 52년만에 긴급법을 발동했고,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민주파 전현직 의원 25명과 시민사회 등은 복면금지법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긴급법이 입법부를 우회할 수 있는 무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해 기본법에 위배되고, 공공 질서와 무관한 평화적인 행위를 제한하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홍콩 행정부는 기본법에 따르면 ,비상사태와 공중의 위험이 있을 때 행정장관은 긴급법을 발동할 수있으며 입법부는 이를 막을 권한이 없다고 맞서왔다.
고등법원 판사인 앤더슨 저우와 고드프리 람 판사는 18일 106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복면금지법이 기본법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기본법은 공중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 상황에 한해 행정장관에게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그 범위를 초과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공공장소에서 시민에게 마스크를 벗도록 요구할 수 있도록 경찰관에게 권한을 부여한 조치는 ‘그 현저한 범위(its remarkable width)’를 볼 때 불균형적인 조치”라면서 “경찰관의 권한이 행사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사실상 제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등법원은 현 상황이 긴급법 발동 조건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판결하지 않았다. 고등법원은 오는 20일 재판을 속개해 적절한 구제조치와 소송 비용 등 부가적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위헌 소송을 제기한 렁 훙 전 의원은 람 장관이 사회내 갈등을 키우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남성 247명과 여성 120명을 복면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중 24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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