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중계동 노원우주학교 3층 빅히스토리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유리로 막힌 통 안에 있는 행성 모형들이 뚜껑 위에 있는 듯이 보이는 착시현상을 체험하고 있다.  노원구청 제공
서울 노원구 중계동 노원우주학교 3층 빅히스토리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유리로 막힌 통 안에 있는 행성 모형들이 뚜껑 위에 있는 듯이 보이는 착시현상을 체험하고 있다. 노원구청 제공

서울 25개 자치구중 초중고 최다
자사고·국제고 진학생 전국 1위
실적으로 ‘강북의 대치동’ 명성

수학주제 교육시설 국내 첫 개관
공작실·놀이터등 체험공간 제공
우주 역사·별 탐구 실험 학습도


교육 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한 서울 노원구가 ‘강북의 대치동’이라는 명성을 넘어 교육 특구로 부상하고 있다. 구청에서 공격적으로 예산을 투자해 공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과정을 함께 선보여 굳이 사교육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 덕에 전반적인 학령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돼 학교 숫자와 학생 수 모두 줄지 않고 있다.

노원구는 20일 “안정적인 교육환경 구축을 목표로 다양한 행정을 추진해 온 결과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며 그 근거를 공개했다. 우선 노원구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94개의 초·중·고교가 있으며 7개 대학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교육기관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에게 민감한 진학률도 우수하다.

올해 교육부의 ‘학교 알리미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전국 251개 중학교의 ‘2019 졸업생 진로현황’에 따르면, 노원구 중학생의 과학고 진학률은 강남구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형사립고와 국제고 진학생도 2017년부터 3년째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원구 관계자는 “서울 지역 학부모들은 자녀가 성장할수록 면학 분위기가 좋은 곳을 찾아 전학을 결정하는데 노원구가 대표적으로 고려되는 지역”이라며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어 교육 기관도 점차 줄고 있지만 노원구의 경우 학교 수와 학생 수 모두 변화가 없어 학부모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원구엔 성장하는 꿈나무들이 찾을 수 있는 교육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10월 17일 정식 개관한 수학문화관이 대표적이다. 수학을 주제로 한 자체 교육시설을 갖춘 곳은 전국에서 노원구가 유일하다. 총 예산 180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공작실·놀이터 등을 갖춘 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개관한 지 한 달을 막 넘었지만 19일 기준으로 1만1000명이 다녀갔다. 평일 오후에도 인근 학교 학생들이 찾을 정도로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 공릉동 태랑중학교 1학년 수학동아리 학생들은 아예 모임 장소로 이용할 정도다. 태랑중 박모(14) 군은 “학원에선 공식 암기와 문제풀이 위주로만 배우는데 수학문화관에 오면 이항분포실험실에서 직접 과정을 보면서 쉽게 익힐 수 있다”며 즐거워했다. 수학문화관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제주 미래교육연구원과 부산대 산업수학센터, 부산·충남지방교육지원청에서 견학을 다녀갔고 충북 자연과학교육원에서도 벤치마킹 차 방문할 계획이다.

노원수학문화관 1층 수학놀이터에서 양팔 저울의 원리를 실험 중인 아이들.
노원수학문화관 1층 수학놀이터에서 양팔 저울의 원리를 실험 중인 아이들.

중계근린공원에 있는 ‘노원우주학교’는 널리 알려진 체험시설이다. 우주의 역사와 과학탐구, 천문 교실 등 실험 위주의 학습이 이뤄진다. 대형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 관찰이 가능하고 달이 태양을 일부 가리는 부분일식이 있을 때면 관측 행사를 열어 가족 단위 체험객들을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올해 6월 하계동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3299㎡ 규모로 개관한 ‘청소년 직업체험 학교’가 바로 그곳. 광운대 공대 교수와 대학생들의 지도 하에 코딩교육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지능형 로봇, 3D 프린팅 등 4차 산업 핵심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시설을 방문한 청소년들은 “휴대전화 볼 시간이 없다”고 할 정도. 구는 올해 3개 분야 18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밖에 하계동 서울시립과학관은 서울 지역 최초의 종합과학관으로 노원이 자랑하는 시설 중 하나다. 기초과학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를 돕고 과학의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 2017년 5월 문을 열었다. 4개의 상설전시실을 갖추고 우주와 인체, 유전은 물론 생태와 환경에 이르기까지 일상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쉽게 체험하는 공간이다. 태풍과 토네이도, 지진 체험관은 특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노원구는 밝혔다.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대학과 함께 펼치는 교육 협력 사업도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육대와 진행하는 ‘과학체험교실’은 노원구에 거주하는 초등 4학년∼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150명을 매년 모집한다. 참가비 19만5000원 중 9만7500원을 노원구가 지원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4일 과정으로 삼육대 과학 관련학과 실험실 등에서 진행된다. DNA 모형 만들기, 뇌 훈련 체험 등 다양한 과학실험 외에도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 현장체험도 병행한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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