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랑해, 펭덕, 펭하.”

요즘 SNS에서 유행하는 말인데요. 앞에 ‘펭’자가 들어간 걸로 봐서 아마 눈치채셨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EBS의 수많은 인형 캐릭터 중 하나에서 단숨에 국민 캐릭터로 떠오른 자이언트 펭귄 ‘펭수’의 언어입니다.

펭랑해는 사랑해, 펭덕은 펭귄덕후, 펭하는 펭귄 하이(Hi)를 뜻합니다. 펭수를 우연히 만났을 때 “펭하, 펭랑해”라고 말을 건넬 수 있다면 당신은 펭수를 잘 이해하고 있는 ‘펭덕’인 셈입니다.

펭수 신드롬이 대단합니다. 프로필에 따르면 펭수는 남극에서 온 10세 펭귄입니다. 키가 2m가 넘고 몸무게는 103㎏이나 됩니다. 주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EBS 소품실에 거주하며 EBS의 연습생 겸 크리에이터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인물은 뽀로로이고 참치와 L사의 ‘빠다코코낫’ 과자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방귀대장 뿡뿡이, 번개맨, 뚝딱이 등 EBS 캐릭터가 총출동하는 ‘EBS 육상대회’에 출연한 모습이 눈에 띈 후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난 3월 개설한 유튜브의 ‘자이언트 펭TV’ 구독자 수는 벌써 73만 명을 넘었습니다. 분명 소유권이 EBS에 있는 캐릭터인데 MBC, SBS, JTBC 등 타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펭수를 섭외하지 못해 난리입니다. 펭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거침없는 언행과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 때문입니다. 펭수는 평소 EBS 사장의 이름을 격의 없이 부르며 코미디의 소재로 삼습니다. EBS의 정제된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입니다. 갈팡질팡하는 20대에게는 “눈치 보지 말고 살라”며 시원하게 내뱉습니다. 자신감을 기르는 법을 묻는 라디오 청취자에게는 “자신감은 자신한테 있다. 그런데 아직 발견을 못 하신 것이다. 자신을 믿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남깁니다. 이단아 같지만 확실한 자기주장을 가지고 있고, 그게 제법 설득력이 있습니다. 뽀로로가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었다면 펭수는 ‘2030세대의 대통령’ ‘직장인의 대통령’이라 할 만합니다.

이쯤 되자 광고계 러브콜이 빗발친답니다. 동원그룹은 참치 마니아인 펭수를 위해 참치캔을 협찬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 이동이 많은 펭수를 위해 차량 지원 의사를 밝힌 곳도 있고요. 2030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모델로 ‘모시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하네요. 덩달아 “EBS에 입사하고 싶다”는 네티즌까지 생겨났다고 하니 펭수의 못 말리는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듯합니다.
김인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