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현대제철·한국지엠 등
대형 사업장 곳곳 임단협 차질
노조 집행부 선거에 협상 파행
강성노조 출현할 가능성 높아
이 와중에 정부는 親노조 일관
관행파업 반복땐 경쟁력 타격
전국 대형 사업장 곳곳에서 2019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차질을 빚으며 삐걱거리고 있다.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와 맞물려 협상이 중단되고, 임단협이 해를 넘기는 고질적 ‘병폐’가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다. 선거를 통해 강경파가 지도부를 장악할 가능성이 큰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강성 노조가 들어서 소위 관행적 파업을 반복하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국내 제조업 위기가 또 한 번 ‘노조 리스크’에 휘둘려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30일 강성으로 분류되는 신임 집행부가 출범했다. 전임 집행부는 지난 8월 22일에 이미 임단협 교섭을 중단한 상태였다. 새 노조는 집행부를 꾸리자마자 “조합원들에 대한 과거 징계를 철회하지 않으면 이후 노사관계를 재정립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기아차는 올해 셀토스, K7 프리미어 돌풍에 이어 21일 3세대 K5 사전계약 시작으로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강성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낸다면 신차 효과가 모두 무산될 수 있다.
한국지엠에선 노조 집행부가 지난달 11일 성명을 통해 차기 집행부로 교섭권을 넘겼다. 집행부 임기가 오는 12월 31일까지여서, 교섭 재개는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갔다. 오는 25∼26일 1차 투표가 진행된다. 특히 입후보한 6개 조직 가운데 2∼3개가 강성으로 평가될 정도로 강경파 후보들의 세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도 지난 14일 노조 집행부가 성명을 내고 차기 집행부로 교섭권을 넘겼다. 차기 집행부 선거는 5개 지회별로 치러지는데, 2차 투표까지 고려하면 다음 달 21일까지 선거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 회사 관계자는 “연내 협상 재개 자체가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노조 선거로 임협이 한없이 지연되고 있다. 오는 27일 1차 투표, 29일 2차 투표를 통해 차기 집행부가 선출된다. 새 집행부 임기 시작(내년 1월 1일) 이후로 협상이 미뤄질 공산이 크다. 지난 18일 후보등록 마감 결과 강경파와 온건파 각각 한 곳씩 입후보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을 둘러싼 양사 노조 반발까지 겹쳐 수주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강성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2018년 임단협을 올해 6월에야 타결했다. 그러다 보니 올 임단협은 지난달에야 시작했다. 이달 본협상을 2차례 진행했으나 의견 접점은 찾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의 특근 요청도 거부했다.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을 8년 만에 무분규로 일찌감치 타결했지만 내년이 고비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한창인데, 오는 28일 1차 투표, 다음 달 3일 2차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강경파가 득세하면 인력 감축 또는 재배치에 결사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요 업종, 사업장마다 노조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정책은 친노동 성향 일변도에만 매몰돼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법정 주휴시간 포함, 취업규칙 변경 지침 및 저성과자 관리 지침 폐기, 재취업 지원 의무화 등이 시행됐다. 도입 예정 정책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추진하며 해고자와 실업자까지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노조전임자 급여도 회사가 지급하게 하는 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김성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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