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철(34)·김남정(여·32) 부부

저희는 2017년 9월에 결혼했습니다. 연애 기간이 6년이었는데 그중 2년을 결혼식 준비에 꼬박 썼어요. 스스로도 완벽주의자라 칭하는 제(남정) 꼼꼼한 성격 때문이었습니다. 의상, 대본, 구석에 자리 잡은 작은 소품까지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전 어릴 적부터 알아주는 ‘핑크 마니아’였어요. 아주 어릴 때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갖고 있던 모든 물건이 핑크색이었죠. 그래서 결혼식만큼은 절대 핑크색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결혼식 전체 콘셉트는 분홍빛이 되고 말았어요. 남편의 슈트를 인디핑크 색깔로 맞춘 게 신의 한 수였답니다.

결혼식 날 아버지께서 불러주신 노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통기타를 연주하며 해바라기의 ‘그댄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불러 주셨어요. 처음 축가를 부탁드렸을 땐 “에이∼ 아빠가 어떻게 해”라며 민망해하셨는데요.

매일 노래방에 가고 전자 통기타도 새로 구매하며 열심히 연습하셨어요. 본식 때는 너무 긴장하시는 바람에 귀여운 실수를 하셨는데 그 모습마저도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아버지께서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셨는지 아니까 계속 눈물이 나더라고요.

꿈꾸던 결혼식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옆에서 많이 도와준 남편, 그리고 잊지 못할 노래를 선물해주신 아버지께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습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설레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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