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K텔레콤 자율주행 이앙기와 KT 스마트팜, LG유플러스 스마트 트랙터 모습.   각사 제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K텔레콤 자율주행 이앙기와 KT 스마트팜, LG유플러스 스마트 트랙터 모습. 각사 제공
ICT 접목 농업기술 잇단 개발

SKT, 자율주행 이앙기 개발
작업 정밀도 ㎝급으로 높여

KT, 비닐하우스에 센서시스템
온·습도 등 최적환경 유지시켜

LGU+, 스마트 트랙터 선보여
날씨 상관없이 밭 갈기 가능해


인천 옹진군 백령도의 유일한 딸기 농장인 ‘심청딸기농원’은 지난 5월 비닐하우스 재배로 딸기 5000㎏을 수확했다. 2년 전 2000㎏에 불과했던 수확량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KT는 이 농가에 온도·습도·이산화탄소(CO2) 측정 센서를 갖춘 스마트 관제시스템을 구축했다. 관제시스템이 이력 데이터를 학습한 후 최적의 작황 환경을 위한 값을 제공한다.

경기 이천시 모가면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조해석(42) 씨. 조 씨는 KT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해 버섯 품질을 높였다. 그는 “버섯은 온도와 습도 등 재배 환경에 민감해 수확할 시기를 놓치면 품질이 떨어진다”며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 내 환경제어를 통해 버섯이 자라는 시기를 농장주가 통제할 수 있고 그만큼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농지 6611㎡(약 2000평)를 운영하는 농장주 A 씨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걱정이 줄었다. 원격제어를 통해 무인 경작이 가능한 LG유플러스 5세대(G) 이동통신 전용 스마트 트랙터가 스스로 밭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트랙터가 경작할 동안 인터넷으로 비료를 주문하고 수확한 작물을 판매할 수 있다”며 “비가 오면 작업 속도도 한참 느려졌지만, 이제는 원격제어가 가능해 고민을 덜었다”고 말했다.

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농가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아직 상당수 스마트팜 관련 기술이 상용화를 앞둔 시험단계이지만, 불과 몇 년 후면 적은 인력으로 최대 생산성을 자랑하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심에 설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 나온다.

2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외국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한국 스마트팜 시장에 국내 이통사들은 5G 통신 기술을 앞세워 진출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올해 127억 달러(약 14조8209억 원) 규모인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24년에는 209억 달러(약 24조3903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세계 인구증가로 인한 식량 안보 문제는 시급히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배경으로 이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8년 3년 평균 한국 곡물 자급률은 23.0%로, 세계 평균(101.5%)을 크게 밑돈다. 곡물 자급률은 국내 곡물 소비량 대비 국내 곡물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올해 초 KT는 농업 불모지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약 600㎡(약 180평) 규모의 ‘글로벌 1호 스마트팜’을 조성했다. KT는 외부날씨와 상관없이 25∼30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이 농가는 외부 관리자가 증강현실(AR) 글라스로 현장 근로자에게 원격으로 업무를 설명할 수 있고, 농사에 최적화된 감지기(센서) 등 모든 시설을 PC나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국내 1위 농기계 제조사인 대동공업과 ‘실시간 이동 측위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이앙기를 개발·상용화했다. 이동통신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농기계 상용화가 이뤄진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논은 일반도로와 달리 바닥이 고르지 않고 고인 물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정확한 이앙을 위해선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하지만, 자율주행 이앙기는 농부가 별도로 기계를 조작하지 않아도 못자리를 정확하게 따라가며 모판의 모를 논에 옮겨 심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이앙기 상용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기반의 실시간 이동 측위 기술을 이앙기에 적용해 연구해왔다. 실시간 이동 측위 기술은 GPS와 사물인터넷(IoT) 전용 통신망 LTE-M에서 받은 위치 정보를 활용해 이앙기 작업 정밀도를 ㎝급으로 높였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농업에 ICT를 접목하면 농촌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 해결은 물론, 1차 산업의 4차 산업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5G 시대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스마트팜 분야에 5G 통신을 보급한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트랙터 원격제어와 무인경작에 힘쓰고 있다. 지금은 농장주가 원격제어 조정관에 앉아 시연용 핸들과 브레이크로 멀리 떨어진 트랙터를 조종해야 한다. 앞으로는 집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조이스틱을 연결해 조종할 수 있게 된다.

한영진 LG유플러스 스마트X기술팀장은 “초기에는 대규모 농작을 하는 기업농,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팜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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