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나의 해임 인정한다”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된 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소속 군인의 신병 처리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경질된 해군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가 담긴 편지를 남겼다.
25일 CNN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리처드 스펜서(사진) 전 해군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양심상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기 위해 내 가족과 국기, 신념 앞에서 한 신성한 맹세를 어기는 명령에 복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법치주의는 우리를 적들과 구분 짓는 것”이라며 “질서정연함과 규율은 우리가 외국의 압제에 대항해 몇 번이고 승리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과 군사재판법은 우리를 구분 짓는 방패이자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지표”라며 “나는 우리의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며 일관성이 있도록 분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나는 핵심 원칙인 질서정연함과 규율에 관해 더 이상 나를 임명한 최고사령관(대통령)과 같은 이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나는 즉시 효력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군장관 해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스펜서 전 장관이 ‘사임’이 아닌 ‘해임 인정’이라는 표현을 통해 군법 및 규율의 중요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랄한 질책을 담았다고 해석했다.
이번 논란은 2017년 이슬람국가(IS) 퇴치 작전 중 포로로 잡힌 IS 전사를 사냥용 칼로 살해하고 시신 옆에서 셀카를 찍었다가 기소된 에드워드 갤러거 중사 처리 문제를 놓고 불거졌다. 갤러거는 올 7월 살해 혐의는 무죄, 군 명예 실추 혐의는 유죄가 선고돼 4개월 구금형 및 계급 강등 처분을 받았다. 해군은 이후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퇴출하려는 심의를 진행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갤러거를 사면한 데 이어 갤러거의 네이비실 퇴출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펜서 전 장관이 이 조치에 반발하자 24일 트위터를 통해 “리처드의 복무와 헌신에 감사를 표한다”며 경질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갤러거 문제를 다루는 해군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갤러거는 네이비실로서 명예를 지키며 평온하게 퇴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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