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식논의 준비 덜 된듯”
한국전력이 오는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예고했던 전기요금 개편안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총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는 개편안 논의를 섣불리 개시하기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26일 국회·정부·한전 등의 말을 종합하면 28일 개최 예정인 한전 이사회에서는 전기요금 개편안이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곽대훈(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이사회 개최 계획안에 따르면 이사회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고객센터 자회사 설립 및 출자안’ 등 7개 의결 안건과 ‘3분기 감사결과’ 등 1건의 보고 안건만 올라갈 예정이다.
한전은 그간 이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한전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로드맵을 이사들에게 보고하는 등 요금 개편안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로드맵에는 1조 원대 규모의 각종 특례 할인 및 필수사용량 보장공제(특정량 이하 사용 가구에 적용하는 요금할인) 폐지, 산업·농업용 요금 조정, 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 등이 담길 계획이었다.
한전이 기존 방침을 틀어 개편안 논의를 사실상 잠정 보류키로 한 것은 전기요금 개편안이 이사회에서 공개됐을 때 미칠 파급력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공식 논의석상에 올리기에) 준비가 덜 됐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본,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가정·산업용 요금은 낮은 수준이어서 한전은 꾸준히 요금 인상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서민 부담과 직결되다 보니 경제적 논리로만 밀어붙이기엔 한계가 있어 한전의 고민이 깊다. 한전 관계자는 “로드맵 완성이 덜 됐다”며 “현재 진행상황 정도만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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