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학번인 원 지사는 당시 대학입학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 입학을 차지했다. 앞날이 창창했던 그는 학교 공부를 팽개치고 운동권에 투신해 열렬 민주투사로 변신해 민주화 세대인 86세대를 상징하는 대표 인사가 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그의 대학 동기다.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학생회를 중심으로 합법 투쟁을 했지만, 원 지사는 지하 서클에서 학생회를 조종하는 핵심 배후 세력이었다.
그랬던 그가 1990년 사회주의 몰락을 목도하며 사상적 혼란을 겪은 후 제도권에 진입했다. 1992년 사법시험에서 또다시 수석을 차지한 원 지사는 검사 생활을 거쳐 2000년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원 지사를 영입하려 했지만, 그는 한나라당을 택했다. 서울 양천에서 내리 3선을 기록하며 원 지사는 남경필 전 경기지사,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권영진 대구시장,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를 결성해 당 쇄신 운동을 주도했다. 원 지사는 남 전 지사, 정 의원과 함께 ‘남원정’ 소장파로 불리며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그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 지사는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로 당이 두 쪽으로 갈려 권력 싸움을 시작하면서 보수 몰락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2014년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어렸을 때는 천재로, 청년 때는 열렬 운동권으로, 정치권에선 개혁파로서 평생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던 그가 위기의 보수 야당을 구하기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나서 주목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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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제주 출생 △제주 제일고,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34회 △16∼18대 국회의원 △37∼38대 제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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