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닿지않는 가정 찾아
아이들에 ‘이동할 권리’ 보장
지역아동센터 왕복뿐 아니라
각자의 꿈 키울 수 있게 지원
K팝 유명댄서 스튜디오 방문
제과·제빵 유튜버와의 만남도
전남 해남 땅끝마을의 이름을 그대로 딴 ‘땅끝지역아동센터’의 시작은 해가 채 뜨지 않은 어둑한 새벽부터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각 가정을 방문해 문을 두드리면 아이들은 새벽부터 일을 나가는 부모님과 인사를 하고 차를 탄 뒤 센터로 향한다.이런 삶이 시작된 이유는 이 지역의 특성 때문이다. 아침 일찍 고기잡이를 나서는 어촌에서, 아이들은 대중교통이 없어 하루종일 동네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기 쉽다. 아이들의 돌봄을 맡아줄 지역아동센터가 있지만 그마저도 접근하기 쉽지 않다. 평소에도 뜨문뜨문 다니는 버스가 새벽에 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땅끝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침부터 부산히 집집마다 아이들을 태우고 지역아동센터와 주변 지역을 다니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지켜주고 있다.
아이들의 이동권이 제한된 경우는 땅끝지역아동센터뿐이 아니다. 대도시에서는 흔히 체험할 수 있는 일들이 읍, 면 단위의 소규모 도시 아이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하는 ‘기프트카 콜럼버스’가 지난해부터 아이들의 이동할 권리를 옹호하고 있다. 현대차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인 ‘기프트카’는 주로 저소득층·소외계층에 창업을 지원해주는 사업인데, 이를 아이들을 위한 활동으로 확장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들이 보고 경험할 세상이 넓은 것에 비해 지역아동센터에서만의 생활로는 이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에서 출발했다”며 “자동차를 이용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각자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아동센터에 제공하는 기프트카 콜럼버스는 각 센터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신청한 서류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서류 심사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아동센터에 직접 방문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하고, 그에 맞춰 아이들이 탈 수 있는 11인승 자동차를 제공한다. 차를 받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기부받은 차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광주 반딧불이 지역아동센터에서는 K-팝 댄스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차를 타고 서울에 위치한 유명 댄서 ‘리아 킴’의 스튜디오를 방문하기도 했고, 경기 바비두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들은 유명 제과·제빵 유튜버 ‘아리’를 만나 ‘고양이 피자’를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자기계발에 필요한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접한 유명 유튜버를 잘 알고 있다는 데서 착안해 블록빌더 ‘꾸삐’, 자연탐험가 ‘에그박사’ 등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만나 체험의 폭을 넓히는 경험을 가졌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현대차는 앞으로 기프트카 사업을 확장해 더 많은 사람이 의미 있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프트카’ 사업을 10년째 진행한 현대차는 저소득층·소외계층을 가정의 창업지원을 통한 자립 기회의 제공과 더불어 아동·청소년 이동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한 ‘기프트카 콜럼버스’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만이 혜택을 받는 대상이었지만,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남부지역본부 전도빈 대리는 “‘기프트카’가 이동권을 지원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한창 자라날 시기에 문화체험활동 기회 제공과 더불어 아이들의 안전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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