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마친 공효진

“보통 촬영 마칠때쯤 지치는데
이번엔 에너지 채우면서 끝내”

“대본 보며‘아 좋다’계속 생각
배우들 궁합도 잘맞은 작품”


“엄마한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했어요.”

배우 공효진(사진)은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을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엄마’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 드라마를 보며 누군가는 동백이(공효진), 또 다른 누군가는 용식이(강하늘)에 감정을 이입했지만 정작 공효진은 “엄마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필구를 키우는 동백이의 모정 외에도, 동백이의 엄마, 용식이의 엄마, 규태(오정세)의 엄마까지 다양한 모정을 보여줬어요. 전 홀로 용식을 키운 덕순(고두심)의 모정이 가장 찡했어요. 이 드라마는 엄마를 생각나게 해요. 그래서 엄마한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죠. 엄마도 자꾸 할머니한테 전화하게 만드는 드라마라고 하셨어요.(웃음)”

공효진은 꼬박 6개월 간 ‘동백꽃 필 무렵’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대다수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은 촬영이 마무리 될 무렵 녹초가 된다. 하지만 인터뷰장에서 만난 공효진은 여전히 씩씩했다. 영화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가 “하루 종일도 싸울 수 있어”(I can do this all day)라고 외쳤듯, 공효진은 “종영을 미루고 싶은 마음”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보통 촬영을 마칠 때쯤이면 에너지를 탈탈 털어 다 쓰고 겨우 견디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에너지를 채우고 끝낸 기분이에요. 아마도 제가 이 드라마를 촬영하며 희망과 위로를 받아서 그렇지 않을까요?”

‘동백꽃 필 무렵’은 ‘공효진 맞춤형 드라마’였다. 임상춘 작가는 대본 집필 단계부터 공효진을 그리며 글을 썼다. 당초 올해 초 방송 예정이었으나 미리 잡힌 공효진의 스케줄에 맞춰 하반기로 편성을 미뤘다. 그리고 공효진은 임 작가가 그를 기다린 이유를 온몸으로 웅변했다.

“동백이는 다른 배우가 연기했어도 사랑받았을 거예요. 그만큼 대단한 대본이었고, 응원하고 어루만져줄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죠. 대본 보면서도 계속 ‘아∼ 좋다’ 생각했어요. 만약 이 작품을 놓쳤다면 얼마나 후회하고 아쉬웠을까 싶어요.”

‘공효진이 없었다면 어쩔 뻔 했냐’는 소감에 공효진은 손사래부터 치며 “규태가 오정세가 아니었다면, 동백이의 엄마가 이정은이 아니었다면 큰일”이라고 맞받아쳤다.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동료 배우들을 향한 존경심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저는 소박하게 연기하는 타입인데, (강)하늘이는 화면을 가득 메우는 풍부하고 화려한 연기를 잘 해요. 그래서 궁합이 잘 맞았죠. ‘동백꽃 필 무렵’은 배우들의 밸런스가 참 좋았어요. 과일을 갈면 위로 뜨거나 아래로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드라마는 아주 곱게 갈려서 모두가 잘 섞인 느낌이었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사람은, 진짜 동백이 같은 느낌을 가진 임상춘 작가예요.”

그래서 공효진에게 ‘30대 여성 작가’라는 것 외에는 도무지 정보가 없는 임 작가에 대해 슬쩍 물었다. 하지만 공효진의 대답에 이내 마음을 접었다. “숨어서 글을 쓰겠다는 신념보다는,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극도로 힘든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실, 기자님들이 작가님에 대해 많이 알려고 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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