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가 불법유해업소 밀집지역에서 청년창업거리로 변신하고 있는 삼양로의 새 모습을 알리고 거리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 마련한 시민시장 ‘두근두근 별길마켓’ 행사에는 주민 3만여 명이 다녀갔다. 성북구청 제공
서울 성북구가 불법유해업소 밀집지역에서 청년창업거리로 변신하고 있는 삼양로의 새 모습을 알리고 거리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 마련한 시민시장 ‘두근두근 별길마켓’ 행사에는 주민 3만여 명이 다녀갔다. 성북구청 제공

성북구 ‘현장구청장실’ 호응

시행뒤 주민 2만여명 참여
제안한 정책만 700건 넘어
삶의 터전서 얼굴보며 소통

고령자 맞춤형주거서비스로
청년일자리·노인 주거 해결
불법 유해업소지역 단속 뒤
청년 창업거리로 ‘새 단장’


“현장구청장실은 주민과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민관 각자의 한계를 보완하고 목표에 최대한 충실하게 다가서려는 진지한 시도이자 최선의 노력입니다. 성북의 미래 100년을 좌우하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승로(사진) 서울 성북구청장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여럿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들면서 ‘현장구청장실’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2019년은 성북구가 개청 70주년을 맞은 해다. 이를 기념해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주민 70명이 모여 ‘미래 100년 성북 선언’을 선포하고 ‘사람 중심의 행복도시’로 향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현장구청장실이다.

이 구청장에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구청장실을 가진 구청장’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현장에서 답을 찾다’라는 모토로 지난해 7월 민선 7기의 시작과 동시에 성북구 골목골목으로 달려가 주민들로부터 삶의 문제를 듣고 함께 해결하는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24.57㎢의 성북구 전체를 구청장실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이 구청장 취임 이후 현장구청장실을 찾은 주민은 약 1만 명에 달한다. 20개 각 동 평균 400∼500명이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발굴한 주민제안만 700건이 넘는다. 현장구청장실과 더불어 진행하는 민관합동대청소, 현장방문까지 합하면 참여 주민은 2만여 명에 이른다. 현장구청장실 설명·토론회는 ‘주민의 갈증이 풀릴 때까지’라는 원칙으로 사전에 제안과 질문의 수나 시간도 정하지 않는다. 주차장 확충,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CCTV 설치, 자투리땅에 소규모 공원 조성 등 상대적으로 간단한 민원에서부터 도시철도 출입구 추가, 한국종합예술학교 이전 대책, 효과적인 고령화 대응방안, 청년문제 해결 등 서울시와 중앙정부 정책을 아우르는 질의까지 쏟아진다. 청년 일자리와 노인 주거안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고령자 맞춤형 주거관리 서비스’ 전국 최초 실시, ‘불법유해업소 밀집지역 삼양로의 청년창업거리 조성’ 등 성북구를 대표하는 굵직한 사업들이 이렇게 발굴됐다.

이 구청장은 “더 나은 답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지만 현장구청장실을 통해 성북구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았고 성북구민이 선택한 공복으로서 한층 성장한 느낌”이라며 “재원과 예산마련이 절실한 만큼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고령자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는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선도적 행정으로 꼽힌다. 주민센터가 추천한 어르신 댁에 청년이 방문해 1주일에서 보름 동안 세심하게 상담·관찰한 뒤 집수리, 청소방역, 집 정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 구청장은 “저소득 주거취약계층 고령자의 맞춤형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급속하게 진행되는 초고령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년에게 지역참여형 취·창업 기회까지 안기는 사업으로 향후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 낼 중요한 시도이니 만큼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성공사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북구민이 꼽는 현장구청장실의 대표적 성과는 ‘삼양로 불법유해업소 단속을 통한 청년창업거리 조성 사업’이다. 4호선 길음역~미아초교로 이어지는 삼양로는 길음뉴타운에 거주하는 미아초교 재학생에게 가장 짧은 통학로지만 ‘가면 안 되는 거리’였다. 이른바 ‘맥양집’으로 불리는 불법유해업소가 밀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구청장실을 통해 의견을 수렴, 보다 효과적이며 강력한 단속을 추진한 결과 지난 11월 현재 37개 업소 중 13개 업소가 폐점하고 나머지도 업종 전환과 폐점을 고려하는 성과를 냈다. 게다가 지난 7월 첫 번째 청년창업가게 ‘낭만덮밥’에 이어 10월엔 현대미술전시공간 2호점 ‘불나방’이 개업했다. 성북구는 거리의 변화를 주민에게 알리고 활성화를 위해 7월과 10월에 시민시장 ‘두근두근 별길마켓’을 진행했다. 청년창업가·예술가·주민이 어우러져 수공예품·중고물품·간편 먹거리와 어린이체험·놀이, 주민 동아리 공연, 거리의 변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숲길전시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이 구청장은 “민선 7기의 실질적 원년이라 할 수 있는 2019년의 가장 큰 변화와 성과는 주민과 행정 간의 상호 소통을 통해 신뢰받는 구정을 구현한 점”이라며 “이 기반을 토대로 2020년은 혁신을 바라는 주민 요구에 부응하고 지역발전에 대한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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