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부의…與野 전략싸움
민주, 내달 17일까지 처리 목표
강행처리 부담속 협상력 높여가
한국당 “연비제 도입 불가” 고수
일각에선 ‘선거법 우선론’ 고개
양당 강경론속 타협 가능성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면서 여야의 전략 싸움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공조 정당과 표결 처리에 대비하는 동시에 자유한국당과 협상도 이어가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늦어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 등록 개시일인 12월 17일까지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철회를 계속 요구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협상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경론 속 협상 여지 두는 여야 = 민주당은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과의 논의 기구인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를 동시에 굴리면서 협상력을 높여가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을 배제한 법안 처리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한국당을 압박하고, 한국당을 포함한 원내대표 공식 채널은 유지하면서 다른 야당들에 양보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4+1 협의체’에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참석한다. 이번 주 들어 민주당이 법안 처리 시한으로 12월 3일이 아닌 17일을 언급하고 있는 것에 대해 태도 변화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강행 처리는 모두에게 부담인 만큼 한국당에 시간을 더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단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불가하다는 기존 방침에 아직 변함이 없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제를 흥정해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며 “여당에 내린 명령을 거두고, 황 대표와 말씀을 나누기 위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선거법의 불가역성(不可逆性)을 고려해야 한다는 ‘선거법 우선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법이 개정돼 내년 총선을 치르고 난 후에는 이를 돌이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서 일부 양보를 하고, 선거법에서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수처는 추후 손 볼 수도 있지만, 선거는 치르고 나면 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 시나리오 오리무중 =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비타협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패스트트랙을 함께 추진했던 다른 야당의 의견도 엇갈려 앞으로 협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민주당은 일단 한국당과의 합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하지만 12월 17일까지도 한국당의 입장 변화가 전혀 없으면 강행 처리 수순으로 갈 수 있다.
한국당을 배제하더라도 ‘4+1 협의체’에서 수정안 합의는 만만찮은 과제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도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 연동형 50% 적용을 골자로 하는 패스트트랙 원안 통과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역구 240석 또는 250석 확대 안과 함께 100%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100% 연동형을 도입하면 초과 의석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의원 정수 확대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법 처리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회에서의 물리력 행사 시 엄격한 처벌을 규정한 국회법 조항을 개정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법 166조는 국회 회의를 방해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 조항이 개정될 경우 회의방해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의 처벌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여야가 ‘타협의 정치’로 나아갈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채·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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