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 대응’코빈 주장은 픽션”
英유대교 지도자 노동당 비판
코빈은 반유대주의 의혹 부인


영국 노동당이 12·12 총선을 앞두고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내 유대인은 30여만 명에 불과하지만,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 대한 유대인의 반발은 총선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영국의 유대교 최고지도자인 에프라임 미르비스 랍비장은 일간 더타임스 기고를 통해 코빈 대표가 총리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미르비스 랍비장은 모든 반유대주의 혐의에 대해 적절히 대응했다는 코빈 대표의 주장이 “허위의 픽션”이며 노동당의 대응은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영국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당은 더 이상 다양성과 평등, 반인종차별주의를 주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코빈 대표는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조직인 헤즈볼라 찬성 집회에 참석하는 등 팔레스타인 조직에 대한 지지를 보여왔다. 이런 이유로 코빈 대표는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이후 노동당에서는 하원의원 13명이 탈당하면서 반유대주의 대응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코빈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노동당에 제기된 반유대주의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된 후 “반유대주의적 행동을 한 사람에게 정직이나 탈당 조치를 내리는 징계절차가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당에 반유대주의는 없다”며 사과하기를 거절했다. 코빈 대표는 사회 정의와 인권, 인종 평등 등에 관한 노동당 정책을 담은 ‘인종과 신뢰’ 공약을 발표하면서 “어떤 형태의 반유대주의도 현대 영국이나 노동당 정부하에서는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유대인 공동체에서도 이번 총선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대인 공동체에서 노동당 지지 여부에 대해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당 친화적인 성향이 강했던 영국 유대인들은 코빈 대표 평가를 놓고 이탈층이 늘었다. “성인식을 치르면 노동당에 평생 입당하는 전통이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는데 상황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유럽 프로젝트의 분열을 우려해 브렉시트 강경파인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반대해왔던 유대인들은 코빈 대표가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인 뒤 정치적으로 갈 곳을 잃었다고 느끼고 있다.

한편 이날 보수당은 이슬람교도(무슬림) 커뮤니티의 비판에 직면했다. 영국 무슬림 평의회는 보수당이 그동안 ‘이슬람포비아(혐오)’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당은 이 문제를 부인하고 묵살하거나 기만해왔다”고 설명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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