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대한체육회 등과 포럼
朴시장 “한반도평화정착 기회”
北 위협 와중에 우호 여론조성

시민들 “北에 저자세로 구걸”
뜬금없는 행보에 비난 목소리


북한이 연일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데도 정부와 서울시가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에 대한 우호적 여론 형성에 시동을 걸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올림픽 공동유치 제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까지 감행한 상황에서 일방적 구애에 나선 것은 굴욕적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는 26일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와 함께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서울·평양, 올림픽으로 함께 꿈꾸는 평화 미래’를 주제로 ‘2032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 공감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행사 참석자들은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 성사 여부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미·북정상회담의 합의 실패 이후 현재까지 남북 간 대화와 교류는 제자리”라면서도 “그렇다고 걱정만 하면서 손을 놓고 있을 순 없고, 서울과 평양이 올림픽 공동개최 준비부터 개막까지 언제든 만나고 대화하는 그 자체가 평화와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한반도에) 아직도 무력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는 오히려 올림픽 공동유치에 강력한 인센티브가 된다”며 “올림픽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면 통일로 성큼 다가서고 그만큼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018년 평창올림픽이 뿌린 평화와 번영의 씨앗은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을 통해 활짝 꽃필 것”이라며 “지난해 남북 정상은 2032년 하계 올림픽을 공동으로 유치하는 방안에 대해 뜻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민들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뜬금없는 행보”라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 이모(36) 씨는 “북한이 해안포 위협을 가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현실인데, 항의 한마디 못하고 낮은 자세로 올림픽을 구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단위의 막대한 개최 비용은 누가 부담하냐” “이 시국에 올림픽 얘기를 꺼내는 것이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체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 주장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인지, 특정 세력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려는 목적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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