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삼아 교보문고를 통해 뽑아보았다. 제목과 부제를 합해서 최대한 의미가 이어지는 제목이면 후보로 올렸다.
1위는 기술공학 분야의 책으로, 무려 52글자를 자랑한다.
‘자율주행차량 운전주행모드 자동 전환용 인식률 90% 이상의 다중 센서 기반 운전자 상태 인식 및 상황 인식 원천 기술 개발’(사진).
52글자 제목의 단어 하나하나가 모두 기술용어이면서 또 전체 제목이 하나의 의미로 통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참고로 ‘%’는 ‘퍼센트’ 3음절로 카운트했다. 2위는 46글자의 경제경영서로 ‘개인사업자의 경리업무 및 세금실무 지출증빙 세금절세 및 정부지원자금 활용 임금 퇴직금 노무 및 4대보험실무’다.
기술공학 책 못지않게 전문용어만으로 이렇게 긴 제목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3위는 드디어 소설 분야의 43글자 제목.
‘젊은이들의 흑마법 기피가 심각합니다만, 취직해보니 대우도 좋고 사장도 사역마도 귀여워서 최고입니다!’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트 노벨(light novel)이다. 라이트 노벨에서는 긴 제목이 대세라고 한다.
인문 분야에 33글자 제목도 있다. ‘서양 고대 그리스와 중세의 철학적 세계관, 그리고 근현대의 과학적 세계관의 영향’.
과학 분야에 32글자. ‘나무처럼 생각하기 : 나무처럼 자연의 질서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반면 가장 짧은 제목은 역시 1글자로, 올해 총 19종이 나왔다.
담, 랑, 길, 숨, 퍽, 품, 풀, 뼈, 잎, 쉼, 한, 덤, 역, 돈, 궁, 팻, 생 등이다. 주로 시, 에세이와 소설에서 많이 쓰였다.
두 글자는 무려 230종. 시, 에세이와 소설 못지않게 종교 분야의 제목에도 많았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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