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인정)와 남편은 어릴 적 동네 누나, 동생 사이였어요. 어릴 때만 하더라도 남편을 4살 연하 꼬맹이로만 생각했어요. 제 친동생이랑 남편이 동갑내기 친구라 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성인이 돼 SNS를 통해, 제 동생과 남편이 연락이 다시 닿았어요. 10여 년 만에 다시 연락이 돼 반갑더라고요. 어떻게 성장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친동생과 함께 남편을 보러 나갔죠.
다시 만난 저희는 웃고 떠들며 옛 추억을 떠올렸어요. 이후에도 자주 연락했죠. 하루는 어쩌다 남편과 단둘이 술을 마시게 됐어요. 제 친동생도 같이 보려고 했는데, 귀찮다면서 안 나왔거든요.
남편과 술을 마시다 어릴 때 살던 동네 얘기가 나왔어요. 동네가 재개발된 이후에도 어릴 때 같이 놀던 우물이 남아 있다고 남편에게 말해줬어요. 신기해하더라고요. 바로 우물을 보러 갔죠. 우물 앞에서 저희는 옛날에 같이 놀던 얘기를 했어요.
대화를 나누던 중 남편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어요. 마치 뭔가 잘못한 아이 표정 같다고 할까요. 그러더니 갑자기 제 얼굴로 남편이 들이밀더라고요. ‘지금 뭐 하자는 거지?’ 하는 순간, ‘쿵!’ 아니, ‘쪽!’ 뽀뽀했어요. 당황스러웠죠. 근데 이상하게 싫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저와 남편의 연애가 시작됐죠.
저희는 7년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결혼해서도 남편은 예전 모습 그대로예요. 여전히 기습 뽀뽀를 해주고, 길을 걷다가도 제가 좋아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줘요. 때론 저를 동생처럼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해요. 만약 우물이 재개발로 사라졌다면 저희 인연도 시작되지 않았겠죠?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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