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8일 서울지역 16개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대신고 3학년 7반 학생들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시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가 28일 서울지역 16개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대신고 3학년 7반 학생들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시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 조국發 논란에 급선회
수능·학종 사실상 1대1 구조로
특목고·강남 명문고 쏠림 우려

文정부 ‘대입 4년 예고제’ 무색
중2 ~ 고3 학생부 기준 다 달라
교육현장 또다시 혼란 불가피


정부가 28일 서울 16개 대학 정시 비중을 이르면 2022학년도부터 40% 이상으로 높이기로 함에 따라 10년 넘게 유지되온 ‘수시 확대’ 기조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정시 진입문’이 확대되는 반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축소돼 앞으로는 ‘스펙 쌓기’보다는 국·영·수 교과 성적을 얼마나 잘 받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조국 사태’로 촉발된 교육 공정성 논란에 대한 정부 해법이 정시 확대로 결론 난 것인데, 이는 강남 8학군 등에 대한 쏠림현상을 강화하고 대입 4년 예고제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시·수시 비율 사실상 1:1로 = 교육부가 이날 내놓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핵심은 현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를 시작으로 중3이 치르는 2023학년도까지 16개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2021학년도 기준 이들 학교의 정시 비중은 29%에 불과하다. 그러나 40%로 상향할 경우 이들 대학 정시 정원은 1만4787명에서 2만412명으로 5625명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비율이 통상 5~7%인 걸 고려하면 실제로는 4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스럽게 학종 비율은 축소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전형을 학종, 수능 두 가지로 단순화하면서 균형을 맞추는 게 큰 방향”이라며 “일부 실기 전형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수능과 학종이 절반씩 차지하는 구조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방안대로라면 소위 ‘SKY대(서울·고려·연세대)’의 정시 선발 인원은 2021학년도 현재 2641명에서 4491명으로 1850명이 늘어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당장 고교 선택을 목전에 둔 중3 중에서는 수능에 유리한 특목고나 강남 명문고로 방향을 잡는 학생들이 늘 수 있고, 학교에서는 EBS 교재 중심으로 문제풀이를 하는 수업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학종 비교과 영역 축소 =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 비판을 받아온 학생부생활기록부의 비교과 영역도 대폭 축소된다. 부모의 사회·경제력 배경이 학종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현 중2가 치르는 2024학년 대입부터는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소위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봉사활동·진로활동)’으로 불리는 비교과 영역 중 자율활동을 제외하고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특정 분야에 대한 흥미, 적성, 역량을 보겠다는 게 입학사정관제(학종의 전신) 도입의 취지인데 비교과 영역을 축소하면 종합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대학이 학종의 변별력 강화를 위해 면접을 강화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년 만에 또 바뀐 대입 = 지난해 교육부는 공론화까지 거쳐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내놓았다. 1년 만에 새로운 대입제도를 발표한 것이어서 정부가 교육정책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대입 4년 예고제’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학생부의 경우 현 중2부터 고3까지 모두 적용 기준이 다를 정도로 자주 바뀌게 돼 교육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4년 예고제 해당 사항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 4년제대 입학처장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시는 학원에서 열심히 국·영·수 수업 듣고, 재수·삼수한 학생들이 유리하다”며 “강남 등 교육 특구 수요는 높아지고 재수생도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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