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농업인연합 김성희총무
“발품만 팔면 기술은 뭐든 배워
힘든 건 지역민과 어울리는 것”


“저희 새터민(탈북민) 여성농업인들은 사실 소통 창구가 많이 없어요. 마을에서는 어르신들이 농사를 다 하시다 보니 저희 같은 사람들은 한마디 하기가 힘든 상황이죠. 그래도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뭘 해보고 싶어서 벤처농업대학도 다녔어요. 저희가 단체를 만들고 나서 처음으로 이 행사에 나왔는데 너무 좋네요.”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2019 도농상생 농산물 직거래장터’에서 만난 한반도농업인연합회 총무 김성희(46·사진) 씨는 “연합회 창립대회를 내달 8일 열 계획”이라면서 “연합회를 구성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농협에서 멘토 역할을 해줘서 힘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여기서 농사를 짓다가 그냥 마는 것이 아니고 통일이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저희는 농촌유학을 왔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선진농촌 기술을 배워서 우리 고향에 돌아가면 농촌의 리더가 되고 싶다. 그래서 우리 새터민들이 뜻을 모아 이름을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무에 따르면, 연합회에는 현재 35명 정도가 가입돼 있다고 한다.

새터민 농업인으로서 힘든 점으로 그는 농협이나 은행에서 요구하는 담보가 없다는 점과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꼽았다. “대한민국이 제일 좋은 건 스스로 발품만 팔면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뭐든지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희는 배우는 게 힘든 게 아니라, 지역민들과 어울리는 게 좀 힘들어요.”

지난 2009년 3월 세 살배기 딸을 데리고 한국에 온 김 씨는 충북 음성에서 1983㎡(600평)가량의 밭을 임차해 혼자 천년초 농사를 지어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올해로 한국에서의 농사는 10년 차인 셈이다. “날이 갈수록 자신감이 생겨 좋다”는 그는 “새터민들이 ‘여기까지 와서 굳이 농업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농업도 누군가는 해야 내 밥솥에 믿음직한 쌀이 들어가는 법이니, 새터민들도 농업 농촌을 많이 사랑하고 농사하는 데 부담을 갖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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