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에티켓

반드시 두 손으로 받는 게 예의
탁자에 방치말고 관심있게 봐야

직위·직책 기재 1∼2개면 충분
너무 많으면 되레 신뢰 떨어져

서양인, 업무·사교용 2개 지녀
몇 차례 만나 관계 진전뒤 건네


프랑스에서는 루이 14세(재위 1643~1715) 때 명함이 생겼고, 루이 15세(1715~1774) 때에는 현재 쓰는 명함과 같은 형태인 동판 인쇄 명함을 사용했다고 한다. 독일에서도 16세기부터 쪽지에 이름을 적어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예전부터 친구나 지인의 집을 찾아갔다가 상대방이 부재중이면 이름을 적어 놓고 오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돼온 명함은 한 장의 종이쪽지에 지나지 않지만, 자신을 대변해 주고 신분을 알리는 데 사용되므로 품위 있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하나의 명함을 사용하지만 서양 특히 유럽에서는 두 종류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하나는 업무용 명함(business card)이고, 다른 하나는 사교용 명함(visiting card, calling card)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를 소개받거나 일단 만나면 명함을 주고받지만, 서양 사람들은 서로 알게 되고 나서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기 위한 예의로 명함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서양에서는 대부분 비즈니스 경우에만 처음 만났을 때 명함을 내민다.

상대방에게 명함을 줄 때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위치에서 바로 명함을 읽을 수 있도록 해서 건넨다. 명함은 두 손으로 받는 것이 예의다. 받은 명함은 만지작거리거나 탁자 위에 그냥 방치하지 말고 관심 있게 본 다음 명함 지갑에 넣는다.

명함을 깜박 잊고 안 가져왔을 경우 “안 가져와 죄송합니다”라고 준비가 안 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다음에 뵐 때 드리겠습니다” 또는 “명함에 적힌 이메일로 제 연락처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센스 있게 말하는 게 좋다.

명함에는 가능하면 직위나 직책은 한두 개만 쓰도록 한다. 얼마 전에 받은 명함 중 하나에는 직책이 무려 7개나 기재돼 있었는데, 여러 직책을 맡은 중요한 인물로 인식되기보다는 오히려 별로 신통치 않은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장관이라면 굳이 ‘… 위원회 위원장’ ‘… 협회 회장’이란 장황한 수식어가 필요 없지 않은가. 앞에 내세울 지위가 딱히 없을수록 여러 타이틀을 적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장 대표적인 것 하나둘 정도만 쓰는 게 바람직하다. 서양 사람들의 사교용 명함에는 보통 이름을 필기체로 인쇄한다. 이 명함에는 대개 주소나 전화번호를 표시하지 않으나, 꼭 넣고 싶을 때는 우측 하단에 작은 글씨체로 넣는다.

최정화 한국외대 교수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CICI)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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