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소위 관행 반복 ‘깜깜이’
3당 간사 협의체로 명칭바꿔
속기록·발표도 무위에 그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올해도 극소수의 의원만 참여해 비공개로 진행하는 ‘소(小)소위’ 관행을 반복하며 ‘깜깜이 심사’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만큼은 소소위 속기록을 공개하는 등 예산안 심사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여야 3당은 이를 없던 일로 하고 ‘3당 간사 협의체’로 명칭만 바꿔 밀실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올해 예산안 심사는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만큼 총선용 예산 퍼주기 및 지역구 예산 나눠먹기 등 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예결특위 각 당 간사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이종배 자유한국당·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29일 오전 ‘3당 간사 협의체’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이어갔다. 법적 근거가 없는 소소위 대신 ‘3당 간사 협의체’로 명칭을 바꿨을 뿐 교섭단체 대표 의원들이 비공개로 예산안을 막판 조정하는 좋지 못한 관행은 반복되는 셈이다. 어떠한 기록도 남지 않는 소소위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어떤 ‘흥정’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깜깜이 심사’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더구나 당 실세들의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 위한 ‘쪽지 예산’이 성행한다는 지적도 매년 받고 있다.

국회는 513조5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상임위 심사 단계에서 증액 13조6000억 원에 감액 3조 원 정도의 손질만 했다. 이어 예결위 예산소위에선 상임위 삭감 의견 651건 중 169건(약 5000억 원)만 확정하고 482건을 줄줄이 보류했다. 국회 관계자는 “500조 원이 넘는 슈퍼 예산안을 3명이 밀실에서 주무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예산안 심사는 각 상임위 예비 심사를 거쳐 예산소위에서 본 심사를 받게 돼 있다. 그러나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예산소위에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심사가 보류되는 경우가 태반이라, 3당 간사만 참여해 비공개로 진행하는 소소위를 관행적으로 운영해 왔다.

소소위 속기록 작성 및 발표 등의 개선책이 거론됐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회의 운영 과정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도록 회의 일시와 장소 등만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을 뿐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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