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 대학원장

북한이 지난달 28일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2발을 발사한 신형(新型) 초대형 방사포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97㎞로 탐지됐다. 고도를 낮추면 한반도 전역이 타격 대상에 들어간다. 이 정도면 ‘방사포’가 아니라 ‘탄도미사일’로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이동식 차량에 4발을 탑재해서 30초 간격으로 연속 발사가 실제로 가능하다면, 이를 방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은 한반도라는 장기판에서 KN-23(핵탄두 탑재)과 신형 초대형 방사포(화학탄 탄두 장착 가능)라는 2개의 말로 ‘양수겸장(兩手兼將)’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에 관련된 국회 차원의 질의 및 정부 차원의 답변 내용을 보면 전략이나 능력보다는 대부분 발사 의도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일 갈등 속 북한의 돌파구 마련과 동시에 미·북 단독회담의 진행을 위한 노림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연장한 한·미·일 협력을 시험하려는 의도” “포화 공격기술 능력 향상 과시”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할 뿐, 방사포 위협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우리 군의 대응전략 수립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신형 초대형 방사포 발사와 관련해 우리가 군사 차원의 대응전략을 고민할 때 실질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의도’가 아니라, 북한의 ‘신형 방사포 전력 사용계획’(전략개념), ‘신형 방사포의 잠재적 표적 우선순위’(운용전략),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신형 방사포의 본질’(능력) 3가지 요소다.

북한이 신형 방사포를 선제공격용(1차 공격)으로, 아니면 보복공격용(2차 공격)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우선순위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이는 표적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대가치 표적(인구 밀집 지역, 산업 지역, 발전시설, 민간수송 및 통신망 등)인지, 아니면 군사 표적(미사일 지하 격납고, 지휘·통신 벙커, 군 비행장, 잠수함 기지, 군부대 등)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인가? 그리고 능력은 신형 초대형 방사포 운반체계(차량), 또 발사 시 국군의 요격 능력이나 선제공격에 대한 방사포의 취약성 등에 관한 것이다.

이런 3가지 요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어야만 그것에 부합하는 군사 차원의 대응전략을 구체적인 수준에서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북한이 군사 표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판단하면 우리 군의 군사 표적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대가치 표적이라면 인구 밀집 지역이나 산업시설 등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먼저 마련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논의는 전혀 없고, 대부분 북한의 발사 의도만 분석하고 있다. 발사 의도를 파악한 결과 협상을 위한 압박용이라고 해서 다시 협상하면 신형 방사포의 위협이 그냥 사라지는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국회 및 언론 등에서는 북한이 한국을 타격 대상으로 수많은 무기를 개발해 위협을 가해오는 데도 발사한 정치적 의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사적으로, 군(軍)의 대응전략 미흡을 비판하고, 북한이 공격해 올 경우 어떻게 대가치 표적과 군사 표적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신형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한 각종 탄도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는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또 그것을 요격할 수 있는 자산은 어떻게 갖춰 나갈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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