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賞 김형석

사랑하는 아빠에게. 아빠, 더 이상 이 편지를 읽을 수 없겠지만 아빠한테 편지를 썼어. 아빠가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와 함께한 시간이 별로 없어….

아빠가 살아 계셨을 때 내가 맨날 엄마·아빠 말도 안 듣고 하라는 거 안 하고 놀기만 해서 미안해. 아빠는 우리 가족을 위해 매일매일 힘들게 일했는데 철없는 나는 맨날 나가서 돈을 막 쓰고 엄마·아빠 말도 안 듣고….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아빠가 쉬는 날, 가족여행 가자고 했을 때 나는 맨날 친구들이랑 논다고 귀찮다며 안 갔는데 이제는 아빠와 함께 놀러 간 적이 별로 없는 게 너무 후회돼. 그리고 내가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해서 가족사진도 별로 없고 특히 아빠랑 둘이 찍은 사진은 더 없어. 나는 아빠가 무슨 말만 하면 맨날 성질 내고 하라는 일은 안 했는데 이제야 아빠한테 진짜 많이 미안해. 아빠가 돌아가시던 날에 학교를 데려다줬는데 그게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 돼버렸어. 아빠한테 마지막으로 한 말이 “다녀오겠습니다”였는데, 결국 이 말이 마지막으로 한 말이 돼버렸네. 나는 그날 저녁에 학원 가서 공부는 안 하고 친구들이랑 놀다가 집으로 갔는데 아빠는 바닥에 누워 있었어. 엄마는 옆에서 울고 있었고,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아빠는 마지막 날 저녁까지 내 학원비를 내기 위해, 또 우리 가족을 위해 일하다가 돌아가셨어. 그래서 아주 많이 미안해. 나처럼 못난 아들을 키우기 위해 돌아가시기 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일하고 아빠의 삶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아빠가 아파서 돌아가신 것도 아니었고, 아빠는 매일 웃는 얼굴에 아픈 곳이 하나도 없어서 병원 갈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돌아가셔서 우리 가족은 더 많이 놀랐어. 그리고 엄마는 그날 같이 밥을 먹고 TV를 보고 있던 아빠가 갑자기 쓰러져서 더 많이 놀랐을 거야.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빠랑 말도 많이 안 하고 집에 같이 있으면 맨날 방에 들어가서 스마트폰만 하고, 내가 아빠를 웃게 하는 일 없이 맨날 사고만 쳤는데. 아빠한테 잘해주지 못한 것을 엄마한테 더욱더 많이 잘해줘야 하는데 그게 생각만큼 잘되고 있지는 않아.

내가 엄마한테 잘해줘야 하는데 맨날 성질 내고 사고만 치고.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는 아빠를 보면서 많이 웃고 아빠랑 둘이 장난도 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웃음도 많이 없어지고 맨날 아파. 그런 모습을 보면 더 잘해줘야 하는데 난 맨날 속만 썩이고…. 엄마·아빠한테 너무 미안해.

근데 이 편지를 쓰고 나면 내가 지금보다 100배 더 잘하려고 노력할게. 아빠가 살아 계셨을 때 사랑한다는 말을 거의 하지 못했어. 이제 아빠 앞에서는 못 하지만 아빠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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