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입니다. 슬슬 캐럴도 들릴 법한데요.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귀에 스치는 캐럴이 별로 없네요. 청취자들의 호응도 영 시들하고요. 아시다시피 정부가 지난해 8월 저작권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창작자의 권익 강화를 위해 음악 공연권 행사의 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이죠. 기존엔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등 3000㎡ 이상의 대형 점포에서 캐럴을 틀 경우 저작권료를 내도록 했는데 지난해 그게 커피전문점, 호프집 등 50㎡ 이상의 중소규모 업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캐럴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겁니다.

그런데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반가운 소식 하나를 전했습니다.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크리스마스 캐럴 음원 14곡을 공개한 거죠. ‘징글벨’ ‘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귀에 익은 곡들인데요. 가창과 연주 음원 등으로 돼 있습니다. 김정식 경북과학대 교수와 김민기 여주대 교수가 제작을 총괄했고, 박미선·이응진·주현주 등 가창자와 다수의 연주자가 제작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라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들어봤는데요. 많은 분이 공들여 만든 곡이지만 ‘2%’ 아쉬운 점은 있네요. 캐럴이라는 게 크게 클래식과 팝으로 나뉘는데 우리 귀에 익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럴은 딱 정해져 있거든요. 캐럴의 전설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잭슨5의 ‘산타 클로스 이즈 커밍 투 타운(Santa Claus Is Comin’ To Town)’ 같은 것이죠.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스트리밍 사이트인 스포티파이 데이터를 근거로 아예 순위를 매겼습니다. 머라이어 케리가 1994년 발표한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부동의 1위이고 조지 마이클의 왬(Wham)이 1984년 내놓은 ‘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stmas)’가 2위, 1970년 보비 헬름스 곡으로, 영화 ‘나 홀로 집에’에 삽입됐던 ‘징글벨 록(Jingle Bell Rock)’이 3위였습니다.

머라이어 케리 곡은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28일까지 스포티파이에서 무려 1억4376만2983회 내려받기가 돼 최다를 기록했는데요. 케리가 앉아서 챙긴 저작권료 수입만 최소 50만 파운드(약 7억6000만 원)라고 하니 그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아마도 길거리 점포에서 마음껏 캐럴이 울려 퍼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캐럴 음원도 나왔으니 올 연말에는 좀 원 없이 들을 수 있을까요?
김인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