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靑 더 있고 싶지 않다”
靑 만류에도 검찰복귀 희망해
일과 관련 부담 만만찮았던듯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했다가 지난 1일 숨진 검찰 수사관 A 씨는 정권의 핵심인 청와대와 ‘친정’인 검찰 사이에서 내면적 고민을 한 끝에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해병대 출신으로 입이 유달리 무거운 공직자로 소문났던 A 씨가 청와대와 검찰이 충돌하는 논란의 한 가운데 서게 되자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다.

5일 A 씨 동료 수사관 및 지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A 씨는 청와대 파견 근무를 보람으로 여기면서 국가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이 불거지며 A 씨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상황이 다가오자 그는 지인들에게 “그래도 청와대에서 근무했는데, 어떻게 있었던 일을 검찰에 가서 말하나”면서 심적 압박을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반대로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는 것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았다고 한다.

A 씨는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를 해왔다. A 씨의 한 지인은 “동부지검의 상황을 말해주자니 검찰을 배신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말해주지 않자니 청와대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는 것 아니냐며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A 씨 집에서 동부지검까지는 걸어서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리는데, 인사 직후 그는 주변에 “산책 삼아 걸어 다녀서 좋다”고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사이 A 씨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했다.

올해 1월 청와대 특감반원을 그만둔 건 본인의 선택이었다고 한다. 수사관으로서 워낙 ‘에이스’였던 만큼 청와대 측에서는 조금 더 근무하라고 권유한 상황이었다. A 씨는 과거 2000년대 중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있었을 때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여직원이 속옷에 매일 수표를 숨겨 나오는 것을 적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정도로 수사 등 감각이 뛰어났다. 그럼에도 그는 “더 있고 싶지 않다”며 친정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고 한다. A 씨의 전 직장 동료는 “청와대 근무를 자랑스럽게 여기긴 했지만 그만큼 그곳에서 하는 일의 특성상 그가 느낀 부담이 만만찮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숨진 A 씨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된 첩보 문건 작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