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도 급하게 하더니 당일에는 지각해놓고 사과조차 하지 않다니” “미국 편 들지 말라고 협박하는 거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4~5일 방한 행보를 놓고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급하게 5일 오찬 행사에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기업인, 언론인 100여 명을 불러 모아놓고 ‘지각 참석’을 한 데다, 방한 기간 내내 ‘한국은 미국 편만 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오만한’ 중국의 ‘한국 길들이기’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 오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왕 부장이 예정시각인 낮 12시를 훌쩍 넘긴 12시 38분에야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스탠딩 오찬장에 하염없이 서 있었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왕 부장은 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부터 5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까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적절히 처리해 달라는 경고성 요구를 쏟아냈다. 한·중 관계가 사드 사태로 악화되면서 4년여 만에 방한한 왕 부장이 2017년 한국의 ‘3불(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금지)’ 약속에도 불구, 이 문제를 지속 제기하는 데는 한·미 동맹 진전을 막기 위한 사전 방지적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더 씁쓸한 것은 왕 부장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오만’을 문재인 정부가 자초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여전히 사드 사태 당시 취했던 경제보복 조치를 완전히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북한을 처음 방문했지만, 문 대통령이 거듭 요구하고 있는 방한 요청에는 ‘묵묵부답’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시 주석 방한에 목을 매고 있다.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는 필요하지만, 중국의 오만적 행태에 이렇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 중국이 시 주석 방한 조건으로 한국에 또 어떤 청구서를 내밀지 벌써 불안하다.

김영주 정치부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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