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256억 달러 조달 ‘최대’
1주당 공모가 32리얄로 결정
애플 제치고 ‘세계 시총 1위’
빈살만 기대 2조달러 못미쳐
사우디 “유가 급락 막자”
OPEC·러 추가 감산 이끌어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Saudi Aramco)가 5일 기업가치 1조7000억 달러(약 2021조 원)를 기록해 애플(약 1조1630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올랐다. 사우디는 세계 경기 침체, 원유 공급 과잉에 따른 유가 급락을 막기 위해 같은 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정례회의에서 원유 감산 연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6일 OPEC 플러스(+)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감산 폭과 시기에 따라 11일 사우디 국내 증시(타다울)에 상장할 아람코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람코는 이날 1주당 공모가가 32리얄(약 1만152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아람코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전체 주식의 1.5%인 30억 주를 매각해 총 256억 달러를 조달하게 된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2014년 IPO 때 기록한 250억 달러보다 많은 사상 최고치다. 이 공모가를 역산하면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1조7000억 달러에 이른다.

아람코는 일단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에 0.5%, 1.0%씩 할당한 공모에서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끌어모아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3일 기준 IPO 기관투자자 대상공모에서 예정 주식 수의 3배에 가까운 59억 주의 청약이 몰렸다. 지난달 28일까지 접수한 개인투자자 공모에선 사우디 국민 3400만여 명 중 490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런 흥행에도 미국 CNBC는 “1조7000억 달러의 가치는 당초 사우디가 목표했던 2조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체평가한 2조 달러에 시종일관 “너무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람코는 해외 반응이 시큰둥하자 런던과 뉴욕 로드쇼를 취소하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의존해 왔다.

사우디는 11일 상장 이후 IPO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OPEC 감산을 연장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내년 미국과 브라질, 노르웨이 등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 증가가 예고돼 자칫 국제 유가 급락이 아람코 IPO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아람코 IPO가 성공하기 위해선 최소 배럴당 60달러 수준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를 포함한 OPEC과 러시아가 이날 오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내년 3월까지 감산규모를 기존의 일 평균 120만 배럴에서 170만 배럴로 확대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방안이 6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을 포함한 이른바 OPEC 플러스(+)전체회의에서 비준될지는 불투명하다. 최종 합의에 이르더라도 회원국들이 감산 약속을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원유 생산을 늘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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