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에게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어울릴까? 그는 2000년 MBC 11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후 이듬해 ‘허무개그’로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이후 드라마·뮤지컬 배우, 가수뿐만 아니라 영화 감독으로도 활약하며 필모그래피를 풍성하게 채웠다.
그런 손헌수가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신곡 ‘전기뱀장어’를 들고 트로트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갑작스럽다’고 볼 수는 없다. 그는 이미 6집까지 발표한 어엿한 가수이기 때문이다.
“‘전기뱀장어’는 김영철 선배님의 히트곡 ‘안되나용’을 쓴 공찬수 작곡가의 곡이에요. 원래 여성 가수를 위해 만들었는데 제가 선택하면서 남자곡으로 바뀌었어요. 워낙 재미있고 좋은 노래여서 이대로 놓치기 아까웠죠.”
최근 트로트 열풍에 편승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손헌수는 그동안 냈던 다섯 차례의 앨범 수록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다. 인기와 트렌드에 발맞추기보다는 내실을 기하며 한 걸음씩 성장해왔다는 의미다. 그런 그가 올해 불혹에 접어들며 새롭게 조준한 목표가 바로 트로트다.
“그동안 EDM 등의 장르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제 색을 버리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려 해요. 하지만 제가 아직 트로트의 감성을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무리하게 곡을 만들기보다는 전문 작곡가의 노래인 ‘전기뱀장어’를 선택한 거죠. 그동안 대중보다는 제가 좋은 음악과 무대를 해왔는데, 이제는 보다 대중과 접점을 넓히고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합니다.”
손헌수의 가장 큰 장점은 도전을 겁내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기들은 미처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영역을 섭렵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살려 손헌수는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한 MCN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굳이 드러내지 않을 뿐, 많은 후배가 그의 아이디어를 통해 파생된 콘텐츠를 통해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었고 이를 본 적잖은 대중이 호응하고 있다. 바로 손헌수가 바라보는 지점이다.
“‘흥’ 하나만 믿고 15년 동안 개그를 해왔어요. 드라마에는 8년, 뮤지컬에는 7년간 출연했죠. 영화 연출 활동도 7년간 하고 영화제에서 수상도 해봤어요. 그러면서도 제 기본적인 생각은 ‘모든 장르에 코미디를 대입하자’는 것이죠. 모두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것보다 값진 것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해서 동료 코미디언이 모두 잘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이로 인해 대중에게 항상 웃음을 주고 싶어요.”
그의 트로트 도전은 이런 최종 목표로 가기 위한 또 다른 코스라 할 수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는데, 내년이면 손헌수가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그의 연예인 인생에 또 한 번 변곡점이 되는 셈이다. 과연 그가 준비하는 2020년은 어떨까?
“음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진정성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성악을 배우고 수많은 보컬 트레이너를 만나 수업도 받았죠. 그 덕분에 MBC ‘복면가왕’이나 KBS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해 가창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조금씩 성장해서 20주년에는 트로트 가수로 자리매김하며 작은 콘서트를 열어보고 싶어요. 규모가 크지 않아도 저를 사랑해주는 분들과 한 공간에서 단독 콘서트를 꾸린다면 그동안 걸어온 20주년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 아닐까요?”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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