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가 8일 고척돔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 대표 앨범 ‘더 조슈아 트리’의 수록곡을 열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디 에지(기타), 래리 멀린(드럼), 보노(보컬), 애덤 클레이턴(베이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U2가 8일 고척돔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 대표 앨범 ‘더 조슈아 트리’의 수록곡을 열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디 에지(기타), 래리 멀린(드럼), 보노(보컬), 애덤 클레이턴(베이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고척돔…2만8000명 환호
2시간10분간 25곡 열창


“평화를 향한 여정에서 배운 건 바로 타협(Compromise).”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 록밴드 U2는 빼어난 노래만큼이나 풍성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했다. 1976년의 원년 멤버 보노(보컬), 디 에지(기타), 애덤 클레이턴(베이스), 래리 멀린(드럼) 등은 2시간 10분여 동안 25곡을 쉴새 없이 부르며 2만8000여 관객을 물결치게 했다. 공연장 한쪽 면을 꽉 채운 거대한 스크린, 웅장하면서도 신비한 사운드, 의미심장한 노랫말도 대단했지만 분단된 남북한 상황을 고려한 평화와 화합의 언어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U2는 이날 오후 7시 25분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보노는 환갑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성량으로 금세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관객 중에는 40∼50대 팬이 적지 않았지만 열기는 10대 아이돌 공연 현장에 못지않았다. 이들은 야광봉 대신 휴대전화 불빛을 비추며 보노의 손짓에 열광했다. 다음에는 1987년 발표한 대표 앨범 ‘더 조슈아 트리(The Joshua Tree)’의 수록곡이 이어졌다. 앨범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월드투어답게 대형 스크린의 영상과 어우러진 환상적인 무대가 연출됐다.

보노는 공연 중간중간에 수시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려 만든 ‘프라이드(Pride)’를 부를 때는 39년 전 숨진 존 레넌을 애도했고, “세계 여성들이 단결해 역사를 ‘허스토리(Herstory)’로 만드는 날이 뷰티풀 데이”라며 앙코르 곡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을 불렀다. 그 사이, 스크린엔 얼마 전 숨진 가수 설리, 일제강점기 화가 나혜석,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해녀 등 한국 여성들의 얼굴이 흘러나왔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사진도 포함됐다. 보노는 ‘사라진 자들의 어머니(Mothers of The Disappeared)’를 부르고 난 후에는 “퍼스트레이디 김정숙, 공연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까지 했다. 이날 김정숙 여사는 현장에서 관람했다.

보노는 특히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한 발언을 자주 했다. 그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 중에 배운 것이 있다. 그건 영어 단어 중에 ‘타협’이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또 앙코르 엔딩곡 ‘원(One)’을 부르기 전엔 “남북으로 나뉜 아일랜드 땅에서 역시 남북으로 나뉜 여러분의 땅으로, 북쪽에도 사랑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외쳤다. 모든 무대가 끝나자 스크린엔 태극기까지 등장했다. 한편 U2는 9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것으로 이번 내한공연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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