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산업별 경기전망

반도체, 대내·외 변수에 대응
스마트폰 ‘ODM 비중’ 2배로

車업계 구매수요 둔화 전망에
친환경·자율주행기술에 집중


2020년 한국 산업계가 르네상스(부흥)는커녕 최근 몇 년 새 최악의 불확실성에 휩싸일 전망이다. 산업군에 따라 경기 회복세를 띄는 분야도 있겠지만, 내년에도 많은 기업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방증하듯, 우리 기업 절반가량이 내년에도 장기 경기불황에 대비해 긴축경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변수에 따라 비상계획,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가동을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위기관리) 능력에 따라 내년도 기업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게 경제계와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9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 회복과 5세대(G) 이동통신 확대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증가 등의 이유로 국내 산업군 중 ICT 분야가 가장 크게 활력을 찾을 전망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ICT 제조업 수출실적이 올해 1780억 달러(약 211조1080억 원)에서 내년 1871억 달러(221조9006억 원)로 5%가량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주요 33개 반도체 제품 가운데 내년 매출 성장률이 낸드플래시는 19%, D램은 12%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IC인사이츠는 “5G, 인공지능(AI),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이 반도체 분야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한·일 무역분쟁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은 반도체업계는 내년에도 있을 대내외 변수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일 무역분쟁 때 반도체 관련 소재가 딱 2개월가량 버틸 재고분만 있었다”며 “내년에도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위기관리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플랜B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업계는 내년 중국 등에 스마트폰 제조 외주를 주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비중을 올해보다 약 2배로 늘려 가격경쟁력 제고로 위기를 넘길 방침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더 우울한 내년이 예상된다. 제한된 세계경기 회복, 환경규제 강화, 차랑 공유 확산 등의 이유로 자동차 구매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업계는 판매를 늘리고자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친환경·자율주행차 개발과 경쟁력 제고에 더욱 속도를 내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자 국내 기업 절반가량은 내년에도 소극적 경영으로 위기를 관리할 계획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말 206개 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47.4%가 ‘긴축 경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해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부터 업종별 대책을 많이 발표했다”며 “내년에는 추가 대책보단 올해 진행했던 대책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완·김성훈·박수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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