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부족 폐교 위기 자구책에
“무상지원은 선거법 위반” 해석
학부모 “전학 막는 행위” 반발

비슷한 제도 운영중인 구례초와
상반된 결론에 형평성 논란도


전학 오는 학생 가족에게 집을 제공한다는 소식에 큰 호응을 얻었던 전남 화순군 아산초등학교의 계획이 행정 기관의 경직된 법 해석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화순교육지원청은 도교육청 조례에 무상지원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같은 조례 적용을 받는 구례교육지원청은 전학 온 학생 가족에게 유사한 혜택을 주고 있어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문화일보 11월 8일 자 13면 참조)

화순교육지원청은 최근 화순 아산초등학교에 ‘전학생 가족에게 무료로 집을 제공하려는 계획을 취소하라. 제공하는 주택의 건물 가액 등을 고려해 학부모에게 월 60만 원의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10일 밝혔다. 화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아산초교의 소식을 접한 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며 “전남도교육청 관련 조례를 검토한 결과, 관사 사용을 무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예외조항)가 없어 아산초교에 이 같은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구민에게 기부행위를 할 경우 선출직인 도교육감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와 학부모 측은 “월세 60만 원을 내면서까지 누가 시골로 이사 오려고 하겠느냐, 전학을 오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경순(여·60) 아산초교 교장은 “당장 폐교 대상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마련한 자구책이 중단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법 조항을 유연하게 해석하면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데도 기계적으로 원칙만 따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법에서는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 사업계획과 예산을 사용할 경우’ 예외적으로 기부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실제 구례군 청천초교는 아산초교와 비슷하게 6가구 주택을 지어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구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농촌 인구 유입은 자치단체의 긴급한 현안”이라며 “처음부터 학생 가족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은 주택이어서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아산초교만 제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도교육청 조례를 적용받는 화순과 구례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오자, 차제에 도교육청 조례에 주택 무상 사용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윤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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