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끝나자 사실상 전멸상태
원조마저 사업접는 폐해 양산
국회선 ‘직영점 의무제’발의
일부 유통업계 “과도한 규제”
#1=지난 2017년 ‘대만 카스텔라’ 열풍이 불면서 전국에 유사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앞서 2015년 ‘대왕통카스테라’ ‘대만원미대왕카스테라’ 등의 브랜드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대만 카스텔라가 2년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벌어진 일이다.
불과 수개월 사이에 ‘XXX 대왕카스테라’ ‘대왕 XX카스테라’ 등 유사한 브랜드만 30여 개가 생겨났고 전국에 400개가 넘는 매장이 들어섰다. 위생 논란이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대만 카스텔라 브랜드는 사실상 전멸했다.
#2=‘건강한 설탕’으로 알려지면서 유행을 탄 흑당 브랜드 역시 대만 카스텔라 열풍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유통 시장에 새로 진입한 음료 브랜드 20여 개 중에서 흑당 음료 전문 브랜드만 1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투(Me Too) 브랜드’로 유통업계가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미투 브랜드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유행에 성공한 브랜드를 좇아 너도나도 유사 브랜드를 만들어 원조 브랜드의 열풍에 편승해 수익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투 브랜드 폐해가 커지자 직영점 운영을 의무화하는 등 프랜차이즈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난립으로 건실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에 맞서 ‘직영점 의무화 제도’는 또 다른 규제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파악한 결과, 지난해 기준 공정위의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6052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운데 가맹점과 직영점이 한 곳도 없는 사실상의 휴면(休眠) 브랜드는 1097개로 조사됐다. 직영점 없이 가맹점만 운영하는 브랜드도 58.2%에 달했다.
김상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정책사업실장은 “직영점 운영경험은 물론, 노하우조차 갖추지 않고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실 가맹본부들이 다른 가맹본부의 지식재산권인 제품 기획과 브랜드 마케팅 등을 복제하거나 특정 외식상품의 인기에 편승해 유사 제품화하는 미투 브랜드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영업 노하우와 안정적인 사업경험 제공 없이 가맹점 사업자에게 폭리를 취하거나, 가맹점 모집 후 폐업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에서는 이에 따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프랜차이즈 직영점 운영을 의무화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 의원은 최소 직영점 2곳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한 프랜차이즈 사업자만 정보공개서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2+1제’, 채 의원은 이보다 완화된 ‘직영점 1곳 이상, 1년 이상 운영’의 ‘1+1제’를 내놓았다. 공정위는 채 의원 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직영점 의무제 반대의견도 있다. 직영점 운영경험이 없다고 해서 가맹본부 영업권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며, 위헌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과포화 상태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진입장벽 등 규제를 양산하는 것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창업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타다 금지법’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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