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 복장을 한 아이들이 반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골판지를 이용한 공작 놀이를 하고 있다.
핼러윈데이 복장을 한 아이들이 반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골판지를 이용한 공작 놀이를 하고 있다.

- 반송복지관 상상드림프로젝트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 환경
엽서·미술공모전 통해 접수
실내아지트에 클라이밍까지
요구사항 반영 놀이터 조성

어르신과 함께 텃밭 가꾸며
세대차이 극복·인식개선도

“계단에서 술래잡기도 하고, 벽에 그림도 그리고 싶어요.”

어릴 적 술래잡기와 낙서를 해본 추억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경험한 이런 활동이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아이들에게는 조금 특별한 일이다. 주택이 다닥다닥 들어선 반송동에서는 아이들이 실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년 전 반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웹툰 동아리 활동을 하는 문정수 군이 술래잡기, 낙서와 같은 소박한 일상 놀이를 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반송 지역의 환경이 어린이들이 놀이를 즐기는 데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문 군과 같은 아이들에게 놀이라는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반송복지관이 힘을 모았다. 반송복지관에서 만들어가고 있는 ‘상상드림프로젝트’가 그것이다.


10일 반송복지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시작한 상상드림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고민해보는 ‘상상놀이’ 활동이 첫 번째, 아이들을 둘러싼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인 ‘드림놀이’가 그 두 번째다. 올해는 반송 지역 기관들과 함께 아이들의 놀이환경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프로젝트’ 활동도 진행했다.

반송복지관은 상상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실내에서 뛰어놀 수 있는 ‘실내놀이터’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것을 엽서공모전과 미술공모전으로 모으면, 이를 추려 아이들이 원하는 공간을 직접 만들도록 했다. 실제 건축을 위해 전문가가 나서면 아이들이 모니터에 나타난 실내놀이터의 3D 구상도를 보면서 새로운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바라는 아지트 공간, 클라이밍 공간, 레고처럼 꾸며진 공간으로 구성된 실내놀이터가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또래들과 만나고 뛰어놀면서 자연스럽게 사회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두 번째 활동인 드림놀이를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직접 나섰다. 반송복지관의 이민정 복지사는 “반송 지역 어머니들은 훌륭한 능력을 갖췄는데도 경력단절 상황에 놓인 분이 많다”며 어머니들의 능력을 아이들의 놀이와 접목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보드게임 자격증, 레고 관련 자격증 등을 가진 학부모에게 소액이나마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어머니들은 그 공간에서 강의와 놀이를 도맡는 식이다.

이 복지사에 따르면 상상드림프로젝트의 세 번째 부분은 올해부터 시작됐다. 아이들의 ‘놀 권리’와 관련해 주변 지역의 인식을 개선하는 일이었다. 평소 놀이터에서 흡연하는 등 아이들의 놀 공간에 대해 인식이 부족했던 지역 어르신이 많았는데, 이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역에 팝업 놀이터를 만드는 활동을 시작으로, 지역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구슬치기, 텃밭 가꾸기 등을 하며 세대 간 차이도 극복해갔다. 지난 10월에는 핼러윈데이를 맞아 아이들 300여 명이 지역 기관을 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받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지역 상권에서도 이에 호응하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회를 가졌다. 반송복지관 측은 아이들의 놀 권리를 위해 “마을주민, 가족, 아동 관련 기관 등의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2020년에는 상상드림프로젝트에 이어 지역사회가 반송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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