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겨울철 대책’ 민관 협조체계 구축
지역내 사우나·목욕탕과 협약
폭설·한파시 24시간 무료 운영
임시 대피소 ‘스쿨비 따숨터’
캐릭터 디자인 활용 ‘지역 명물’
區 전체 면적 55% 산지·구릉
제설제 살포기·굴착기 수시점검
결빙 대비 노선버스에 월동장비
쓰레기 배출 지연땐 적환장 활용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신속한 초동 대처가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그 전에 완벽한 사전 대비가 돼 있어야겠지요.”
10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빨래골 제설대책 발진기지에서 만난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같이 말하며 공무원들과 함께 제설제 살포기와 굴착기, 제설제 잔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제설함 성능을 점검하고 있었다. 강북구 전체 면적(23.60㎢)의 약 55%는 산지와 구릉으로 이뤄져 있다. 그만큼 눈이 내렸을 때 안전사고 발생과 주민 불편 우려가 큰 것이다. 박 구청장은 창고에 비치된 설비들을 가동해보며 구가 준비한 겨울철 종합대책의 실효성을 살폈다. 그는 “살포기를 탑재한 차량 한 대가 인력 30명이 처리할 수 있는 정도의 몫을 해낸다”며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만큼 많은 눈이 내렸을 때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행정”이라고 말했다.
◇ 유기적 민관 협조체계 구축 = 눈이 내리면 강북구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제설 작업을 총괄한다. 박 구청장은 13개 반 82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대책본부를 지휘한다. 폭설 시에는 본부장 직속 방재종합상황실이 가동돼 실시간으로 현장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제설 작업을 벌인다. 상황관리총괄반은 제설 작업 진행 사항을 파악하고 피해 복구와 현장 사후 점검 등을 수행한다. 환경정비반에서는 사고 잔해물 및 환경오염 물질 처리를 담당하며 시설응급복구반은 건축물과 공사장을 비롯해 공원, 녹지, 주택 등의 공공·민간 시설 재건을 돕는다. 수색구조구급반은 강북소방서와 함께 구조 활동을 펼친다. 교통대책반은 도로 피해를 예방하고 버스 운행 시간을 연장하는 등 주민 불편 사항을 개선한다. 에너지기능복구반은 겨울철 거주에 필수재인 가스와 전기 관련 피해 시설 회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 폭설·한파 시 ‘365 안전쉼터’와 ‘스쿨비 따숨터’로 = 폭설이 내렸거나 기록적인 한파가 예상 또는 발생했을 경우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365 안전쉼터’가 가동된다. 안전쉼터는 다른 곳이 아닌 지역 내 찜질방에 조성된다. 구는 지난해 12월 지역 내 사우나·목욕탕들과 손잡았다. 지진이나 화재가 발생하면 학교 강당이나 체육관 등이 임시 대피소로 지정되지만 빈발하는 소형 재난에 대해서는 대비가 부족한 실정을 반영한 조치였다. 안전쉼터로 운영되는 찜질방은 냉·난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24시간 운영된다. 기존 경로당 또는 공공청사보다는 거주지 가까이에 있어 방문이 쉽기 때문에 유사시 주민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안전쉼터는 한파 등 기상특보가 발령됐을 때 사전 선정된 저소득 홀몸 어르신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평시 이용료보다 30% 할인된 금액을 적용하고 구가 사후 정산을 한다. 구는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미아역·수유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노란색 스쿨버스 형태의 텐트 12동을 설치하고 ‘스쿨비 따숨터’로 이름 붙였다. 도시 미관 개선과 관광자원 활용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한 임시 한파 대피소다. 대피소는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에 등장하는 ‘스쿨비’ 캐릭터 디자인을 반영해 제작됐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 아이를 동반한 주민들이 길을 가다 따숨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 도로 결빙 막기 위한 맞춤 대책 준비 = 구는 도로가 얼어 교통이 마비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대비책도 마련해뒀다. 언덕길을 운행하는 6개 노선버스 내에 월동 장비를 비치하고 온열기 작동 상태를 사전에 점검했다. 폭설이 내렸을 때 수도권매립지로의 쓰레기 반입 중단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도 세워놨다. ‘재활용품 선별장’을 임시 적환장으로 활용하면서 환경미화원을 최대 100명 동원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제설 작업에도 투입할 방침이다.
◇취약계층 보호에도 철저 = 환경 정비뿐 아니라 취약 계층 주민을 살피는 행정도 있다. 취약계층 어르신에게는 노인 돌봄서비스가 제공된다. 생활관리사 137명이 안부를 확인하고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전 선정된 무료급식 대상 어르신에게는 반찬과 도시락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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