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액츄얼리’ 패러디영상에
“노동당 11월 영상 표절”논란
배우 휴그랜트 “중요멘트 빠져”
노동당 제러미 코빈, 종단유세
영국 12·12 총선을 하루 앞두고 보수당과 노동당 지도부는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는 강행군으로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이번 총선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브렉시트 총선’으로 불리는 만큼 각 당의 긴장감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10일 가디언, BBC방송 등에 따르면 보수당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요크셔와 미들랜드, 웨일스를 차례로 들러 브리튼 섬 중부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또한 북부 스코틀랜드에서 남부의 잉글랜드 지역으로 내려오는 ‘종단 유세’를 통해 “영국에 희망을 보여달라”며 투표를 호소했다.
양 정당의 지도자에 대한 반감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전 보수당 하원의원인 닉 볼스는 “영국 국민은 강박증적인 거짓말쟁이와 전체주의자 사이에서 하나를 택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이번 선거를 논평했다. 양측의 치열한 선거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존슨 총리가 직접 출연한 보수당의 선거 홍보영상을 둘러싼 논란도 화제가 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치르는 선거에서 존슨 총리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극 중 마크(앤드루 링컨)가 줄리엣(키이라 나이틀리)에게 숨겨온 자신의 마음을 종이에 써서 고백하던 장면을 차용해 “운이 좋다면, 내년에 우리는 브렉시트를 완수할 것이다” “당신의 투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른 이들이 이길 수도 있다. (보수당의) 안정다수냐, 또 다른 교착상태에 빠진 ‘헝 의회’냐의 선택이 앞에 있다” 등의 내용을 담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 영상(사진)은 유튜브 등에서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이미 노동당 하원의원 출마자인 로세나 알린칸 후보가 지난 11월 22일 게재한 영상을 표절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해당 영화에 영국 총리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휴 그랜트는 “실제 영화에서 마크는 ‘크리스마스에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내용의 종이를 들고 있는데 존슨은 이를 들고 있지 않았다”면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종이를 들고 있는 게 존슨과 보수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제작자가 아는 것 같다”며 비꼬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보수당이 다소 우위에 있는 상황이지만 노동당 등 야당들도 ‘결과는 모른다’며 마지막까지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영국에서 최근 4년 이래 세 번째 치르는 총선이지만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브렉시트 여부와 함께 국민보건서비스(NHS) 개혁, 러시아와의 연계성 등 어느 때보다 많은 쟁점이 걸려 있다고 보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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