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美와의 패권경쟁 속
“대화로 해결” 언급 그칠 수도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1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상반기 방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북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시 주석이 내년 방한을 앞두고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면서 현재 연말 비핵화 협상 시한을 앞두고 대치하고 있는 미·북 간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미·북 비핵화 협상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추 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은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한국 국빈 방문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이 시 주석의 방한 추진 계획을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으로, 방한이 성사된다면 이는 2014년 7월 박근혜 정부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5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시 주석이 방한 이전에 6번째 북·중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의중을 살핀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하는 ‘중재역’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시 주석은 지난 6월에도 북·중 정상회담 뒤 문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이 같은 계획을 오는 23일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의 직접 소통이 막힌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하고, 시 주석은 방한 계획과 함께 중국 측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은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바란다”는 원론적 차원의 언급만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북 비핵화 협상에 깊숙이 관여하길 꺼릴 것이라는 분석으로, 오히려 시 주석이 방한을 명분 삼아 비핵화 협상 구도를 바꾸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와 이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도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