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병사에게 돈을 빌린 뒤 10개월이나 지나 뒤늦게 갚고, 대기 업무를 적절한 조치 없이 후배에게 부탁하고 퇴근했다가 징계 처분을 받은 육군 간부가 1심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행정1부(부장 김복형)는 소속 부대장을 상대로 ‘견책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한 육군 모 부대 A 대위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의 항소 이유가 1심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1심에서 채택한 증거를 보더라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육군 모 부대 소속 포대장인 A 씨는 2016년 6월 “급전이 필요하다”며 부하 병사인 B 씨의 직불카드를 빌려 50만 원을 인출해 사용했다. 그러나 빌린 돈을 분할 상환을 통해 10개월이 지난 2017년 4월에서야 모두 갚았다. 그해 12월에는 또 다른 부하 병사 C 씨에게 군 간부의 지식과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원격 시험 과목인 6·25 전사와 세계사 문제를 함께 풀어 달라고 부탁하는 등 군에서 운영하는 정당한 평가 과정을 방해했다. 이뿐만 아니라 A 씨는 2017년 8월 즉각 대기 포대 임무 수행 중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상급 지휘관에게 보고 없이 스스로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 적절한 조치 없이 임의로 퇴근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품위유지 의무 위반, 법령준수 위반, 성실의무 위반 등 3가지 이유로 ‘근신 5일’ 처분을 받은 A 씨는 이듬해인 올해 2월 항고를 통해 ‘견책’으로 감경됐지만 이마저도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돈을 빌려 달라는 상급자의 부탁을 하급자로서는 강요 또는 상당한 부담으로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 퇴근한 것을 문제 삼아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내린 원고에 대한 징계는 마땅하다”고 밝혔다.

춘천=이성현 기자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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