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감정서 조작정황 포착
“체모 바꿔 용의자 만든 듯”


‘윤모 씨의 억울한 옥살이 논란’이 제기된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면서 경찰 단계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서 조작’ 등 새로운 의혹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수사지휘를 했던 검사 출신 최모 변호사와 국과수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할 방침이어서 조만간 진실이 규명될지 주목받고 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전준철) 전담조사팀은 1989년 발생한 화성 8차 사건 체모 분석 및 감정서 작성에 관여했던 국과수 담당자들과 당시 수사 지휘 검사 등 수사 관계자들을 조만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또 검찰은 최근 당시 경찰 수사 책임자 3명을 소환 조사해 8차 사건의 용의자 윤 씨를 수사했던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이 가운데에는 윤 씨를 폭행하고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진 ‘장 형사’와 윤 씨 체모를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맡겼던 ‘심모 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형사들로부터 윤 씨에게 잠을 재우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윤 씨가 진범이라고 판단하게 된 결정적인 증거 중 하나인 ‘국과수 감정서’가 조작됐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국과수 감정서’는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와 윤 씨의 체모에 담긴 중금속을 분석한 결과 동일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이 감정서의 시료와 수치가 모두 조작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체모를 분석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자료와 국과수가 발표한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과수가 수많은 체모를 분석 의뢰한 뒤 윤 씨의 것과 비슷한 체모를 범인의 것이라며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향후 검찰은 당시 수사지휘 검사였던 최 변호사와 국과수 관계자 등을 소환해 누가 어떻게 감정서를 조작했는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화성 = 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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