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북한산길, 이슬에 젖은 달빛을 걸었습니다. 서리 까마귀 우는 새벽 별을 만났고 해돋이에 환호했습니다. 비바람과 운해, 노을의 장관 앞에 나는 화첩을 펴고 시인은 상념에 잠겼지요. 한여름 솔바람의 그늘과 계곡 물소리에 귀 씻고, 옛사람이 남긴 암각서(巖刻書)를 탁본하였습니다. 낙엽 지는 산사에서 듣는 풍탁과 범종 소리. 그 여운은 아련하고 장엄하기에 이곳이 정녕 서울인가 싶었어요.” (이호신의 화집 ‘북한도봉 인문진경’에서 발췌)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발로 누비면서 우리나라의 산과 강, 마을, 문화유산을 그려온 한국화가 이호신 화백이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북한산과 도봉을 듣다-이호신 생활산수전’을 갖는다. 전시에는 2014∼2015년간 두 번의 사계절과 2019년의 신작으로 제작한 북한산과 도봉산을 그린 작품 150여 점 중 40점가량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민 한양대(고전문학) 교수는 그의 작품을 보고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생활산수를 표방했다. 관념으로 풍경을 채색하지 않고, 그의 그림 속에는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과 나들이 나온 행락객들의 모습, 원경 속 도시의 아파트가 함께 어우러졌다. 말 그대로 실경산수요, 오늘의 삶이 녹아든 생활산수”라고 말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이 화백은 “작품을 만들며 북한산은 ‘다시 보는 산’이 아닌 ‘새로 보는 산’이 될 것을 스스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경남 산청의 남사마을(단성면 남사예담촌)에 거처를 정하고 작업 중인 이 화백은 화가와 문장가, 역사가와 인문학자의 소양, 그리고 우리 것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두루 겸비한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는 2020년 1월 31일까지.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