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지난 14일 타계했는데 진정 모범적인 기업경영과 소탈한 삶으로 칭송받아 마땅할 재계의 큰 별이 진 것 같아 안타깝고 서글프기 그지없다. 대다수 재벌총수가 분식회계와 갑질 논란, 부정한 재산 상속과 증여, 부자와 형제간 이전투구의 경영승계 문제를 야기시켜 온 것과는 달리 구 명예회장의 LG그룹은 인화단결과 정도경영, 인재보국, 무고승계 등으로 조금도 비난받을 행위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가히 대기업의 본보기가 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 그는 양복이나 구두도 낡은 것을 오랫동안 이용했고 식사도 허름한 싸구려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을 정도로 소박하고 서민적이었으며 퇴임 후에는 전혀 회사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시골에서 된장을 연구하며 농부처럼 여생을 보냈으면서도 기업을 넘겨줄 자식들에게는 아주 엄격하고 혹독하게 경영수업을 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가신 후 장례식도 다른 재벌 같으면 일간지에 크게 광고 내고 전 회사 임직원이 동원되는 회사장이나 경제단체장으로 했을 텐데 오히려 비공개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하고 조문과 조화, 부의금은 일절 사양한다니 정말 모범적이고 다른 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우정렬·부산 중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