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가 18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며 차에서 내리고 있다.  신창섭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가 18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며 차에서 내리고 있다. 신창섭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6·25전쟁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 봉인식에 참석, 발굴된 유해와 유품을 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6·25전쟁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 봉인식에 참석, 발굴된 유해와 유품을 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전문가들 ‘정세균 지명’ 평가

“정책기조 유지해가겠단 인사
경제 등 민생문제 해결못해”

丁, 청문회 준비차 첫 출근
삼권분립훼손 관련 언급안해
개각·靑개편 최소화설도 솔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는 18일 “경제 주체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명받은 뒤 일성으로 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 지명자가 경제와 국민 통합을 강조했지만, 현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와 국정 쇄신없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염두에 둔 총리 교체만으로는 국정 운영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추가적인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청와대의 ‘만기친람’ 국정 운영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 지명자는 이날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첫 출근을 하며 기자들과 만나 “경제가 활력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지명자는 “청문회 준비를 잘하겠다”는 원론적 언급만 했을 뿐, ‘국회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 ‘삼권분립 훼손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 지명자의 기용에 대해 국무총리 교체를 통한 국정 기조 변화 등 쇄신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정 지명자가 집행 능력은 뛰어날 수 있지만, 경제 분야 등에서 새로운 정책 기조를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현 정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가겠다는 인사로는 경제 회복 등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새 총리 지명을 계기로 청와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국가 운영 체제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책임 총리의 역할에 확실히 무게를 실어주고, 부처에도 자율성을 줘 공무원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총리 한 명을 바꾼다고 국정 운영의 새 동력이 마련되는 게 아니다”라며 “청와대의 만기친람식 국정 운영을 포기하고 내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국정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두었다면 진보 진영의 반대가 있다 해도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밀어붙였어야 했다”며 “결국 청문회 통과를 염두에 둔 판단으로 보이지만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국회의장을 지낸 정 지명자를 총리로 기용하며 문 대통령이 과감하게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높이는 판단을 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청와대는 정 지명자 이후 추가적인 ‘총선용 개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에서 강한 요청이 오거나 출마를 고집하는 장관의 경우는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어서 공직자 사퇴 시한(내년 1월 16일)까지 추가적인 개각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폭은 최소화될 전망이다. 개각과 맞물려 이뤄질 청와대 개편 역시 총선 출마자들의 자리를 채우고 일부 업무 조정이 이뤄지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민병기·유민환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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